비거주 1주택 장특공제 손질…서울 83만 가구 매물 압박

고민에 빠진 비거주 1주택자들…매도·실거주 전환·증여 갈림길
유예기간·예외 규정 쟁점…시장 혼선 우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일대 부동산에 붙은 매매 안내문. 2026.4.23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정부가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거주 요건 손질에 나서면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만 약 83만 가구가 매물 출회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거주 1주택자들은 갑작스러운 세제 개편에 매도, 실거주 전환, 증여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특공제 손질 과정에서 정부의 세밀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특공제 개편 논의 속도…83만 가구 영향권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1주택을 보호하려면 실거주 기간에 대한 양도세 감면은 필요하지만 살지도 않으면서 투자용으로 사 오래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더구나 고가 주택에 양도세를 깎아주는 건 주거 보호정책이 아니라 주택 투기 권장 정책"이라고 밝혔다.

최근 이 대통령은 연일 SNS를 통해 비거주 1주택자 장특공제 축소 및 폐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한 비거주 1주택을 사실상 '똘똘한 한 채'를 유도하는 투자 행위로 보고 있다.

장특공제 제도는 부동산을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할 경우 양도 차익의 일부를 공제하는 제도다. 매매 가격 12억 원 이하 주택은 양도세가 면제되며, 이를 초과하는 1가구 1주택자는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검토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정부는 장특공제 적용 요건 손질 여부를 논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7월 발표될 세제 개편안에 관련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전체 273만 6773가구 중 약 83만 가구가 서울 내 다른 구 거주자(36만 6932가구)와 서울 외 거주자(46만 3995가구)로 나타났다. 제도 손질 시 이들 물량이 매물 출회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전문위원은 "보유 부분에 대한 장특공제를 폐지한다면 시장 일부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실거주가 어려운 수도권 외 지역 거주자들이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불가피 사유 고려"…세밀한 설계 필요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6.4.20 ⓒ 뉴스1 김민지 기자

제도 손질 예고에 비거주 1주택자들은 매도, 실거주 전환, 증여, 보유 유지 등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고민에 나섰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가 당장 매도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도 대다수 지역에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면서 전세 낀 주택의 매도 여건이 제한된 상황이다.

정부는 매물 출회 유도를 위해 비거주 1주택자가 전세를 유지한 채 매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토지거래허가상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까지 유예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취학, 근무 등 불가피한 사유에 따른 일시적 비거주 1주택자는 장특공제 적용 제외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도 "갭투자(전세 낀 매매)용이 아니라 주거용임에도 직장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일시 비거주하는 경우는 제외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장특공제 손질 과정에서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투기 목적과 불가피한 사정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을 경우 시장 혼선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부모 공양이나 교육 등의 사유는 행정적으로 일괄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거주 전환 요건 완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행법상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하려면 계약 종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 세입자에게 이를 통보해야 한다.

심 위원은 "세입자의 거주 기간이 법적으로 보장돼 있어 비거주 1주택자 상당수는 즉시 실거주로 전환하기 어렵다"며 "세제 개편 시 유예기간 등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