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마을 재건축 갈등 확산…찬성률 논란에 사업 제동

MOU 해지 두고 75% vs 27% 공방…주민 간 충돌 격화
한국토지신탁 "소유자 이익 최우선"…합의 전제 해지 수용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아파트들이 밀집해 있다./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1기 신도시 통합 재건축 대표 사업지로 꼽히는 분당 양지마을 재건축이 주민 간 갈등과 허위사실 등으로 추진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일부 주장과 이에 대한 반박이 엇갈리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무협약 해지 찬성률 논란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양지마을 통합 재건축은 한양·금호·청구 등 6개 단지, 4392가구를 최고 37층·6839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대형 사업이다.

한국토지신탁(034830)은 양지마을 재건축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예비 사업시행자 지위를 부여받아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해 고시를 이끌어내는 등 사업 기반 마련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최근 들어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한양연합 중심의 주민대표단은 예비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신탁과 체결한 업무협약(MOU) 해지를 추진하고 있다. 주민대표단은 "전체 세대의 75%가 찬성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토지신탁은 전체 소유주의 36%만 설문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75%가 찬성한 만큼 전체 기준으로는 약 27% 수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전체 소유주의 의사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누락해 사업이 지연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국토지신탁은 사업 면적 조정을 통해 법적으로 적법하게 생략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방식은 인근 다른 선도지구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 '표준 모델'이라는 입장이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누락'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수수료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주민대표단 내부에서는 임기 만료 여부와 단지별 구성 비율을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었다. 대표권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핵심 계약 조건을 확정할 경우 향후 무효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협상을 보류했다는 설명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올해 2월 소유자들에게 관련 법적 리스크를 담은 공문을 두 차례 발송했다. 해당 공문이 주민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단지 구조적 갈등 사업 발목

양지마을 재건축은 구조적인 갈등 요인도 안고 있다. 6개 단지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 쟁점은 수익 정산 방식이다. 대지 지분이 넓은 단지를 중심으로 독립정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립정산 방식은 향후 불공정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관리처분인가가 취소될 경우 사업이 최소 3년 이상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입지에 따른 이해관계 차이도 존재한다. 수인분당선 수내역 인근 단지들은 현 위치를 유지하는 '제자리 재건축'을 선호하는 반면, 역에서 먼 단지 소유주의 90% 이상은 재건축 이후 이동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업성을 갖춘 재건축 현장에서도 다양한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며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대표단의 정보공유와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은 사업 추진을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노후계획도시법 개정 이전인 오는 8월 4일까지 사업시행자 지정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동의율 기준이 상향돼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 합의서 날인을 전제로 MOU 해지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양지마을 재건축의 성패는 여론이 아니라 실무 역량과 투명한 소통에 달려 있다"며 "소유자 전체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