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보유세 카드 만지작…손쉬운 공정비율 조정 먼저 검토
'법 개정' 장특공제도 병행 검토…세제 개편 의견 수렴 진행
공정비율 인상 시 고가·다주택자 세 부담↑…시장 영향 촉각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청와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보유세를 포함한 세제 개편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손질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 함께 논의되는 가운데, 시행령 개정이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 우선 추진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법 개정이 필요한 장특공제 개편과 함께, 시행령 개정으로 조정이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을 동시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청와대와 국토교통부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시장 동향과 함께 양도세·보유세 개편 관련 의견도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정부가 부동산 안정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만큼, 세제 개편을 포함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특공제는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한 주택의 양도차익 일부를 공제해 주는 제도다. 1가구 1주택자는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현행 제도가 매물 잠김을 유도해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장기 보유에 따른 혜택이 커 매도보다 보유를 선택하는 유인이 작용하고, 비거주 1주택자의 투자 목적 보유도 늘었다는 분석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의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요소로, 비율이 높아질수록 보유세 부담이 증가한다.
종부세는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9억 원, 1가구 1주택자는 12억 원)를 차감한 뒤 공정시장가액비율(현재 60%)을 곱해 과세표준을 산정하고, 구간별 세율을 적용해 계산된다. 재산세 역시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43~45%, 다주택자는 60%)을 적용해 과세표준을 산정한 뒤 세율을 곱해 부과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08년 도입 이후 2018년까지 80%를 유지하다가, 2021년 95%까지 상승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60%로 조정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제도 변경의 난이도를 고려할 때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보유세 실효세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이 우선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며 "7월 세제개편안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 장특공제 개편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며 "시장 완충 기능을 고려할 때 폐지보다는 점진적 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제 개편을 통한 집값 안정 시도가 지역 간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시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인상될 경우, 고가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상당 폭 늘어날 전망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 따르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80%로 높이면 서울 고가 아파트의 종부세와 재산세를 합한 보유세가 1000만 원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있다.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 235㎡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 기준 보유세는 7633만 원이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로 높아질 경우 8732만 원으로 약 1099만 원(14.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고가 아파트는 세부담 상한(전년 대비 150% 이내)에 걸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로 높아져도 세 부담 증가 폭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60%와 80% 적용 시 보유세가 모두 약 1004만 원으로 동일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 부담 증가는 매도 물량 확대와 투자 수요 위축으로 이어져 중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특히 고가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의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 정책도 병행해야 시장 안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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