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태릉·과천, 李정부 주택공급 '시험대'…속도·인프라 묘수는

교육·환경·교통 서로 다른 규제 한꺼번에 걸린 도심 공급
공급 속도와 제도·인프라 보완 사이 기준선 주목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1.29 ⓒ 뉴스1 임세영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도심 핵심입지에 1만 가구를 짓는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세계유산 논란이 이어지는 태릉 CC, 교통대책이 쟁점인 과천 경마장 부지가 1·29 공급대책의 첫 시험무대가 되고 있다.

세 곳을 둘러싼 갈등과 조율이 이어지면서 이재명 정부 도심 고밀 공급 전략의 실현 가능성과, 양적 공급과 생활 인프라를 어떻게 맞출지에 대한 정책 방향이 동시에 평가받는 국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용산은 학교, 태릉은 세계유산, 과천은 교통…국토부 숙제

20일 업계에 따르면 용산 국제업무지구는 주택 1만 가구 규모를 놓고 교육청·서울시·용산구와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학교 수용력 보완을 전제로 사업기간 단축도 가능하다고 설명하지만, 학급 포화와 통학 여건 악화에 대한 우려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주거·업무·상업이 뒤섞이는 초고밀 복합 개발인 만큼 학교 신설과 증축, 통학 동선, 기반시설 확충을 어떻게 한 번에 설계하느냐가 갈등 조정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1·29 대책의 상징 격 사업지라는 점에서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물량과 밀도를 조정할 수 있느냐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는데, 용산에서 정해지는 기준이 이후 다른 도심 고밀 사업의 '상한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태릉 CC는 이미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됐지만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진 상태다. 국토부는 사업계획을 재수립하고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공급 계획은 유지하되 속도 조절 대신 절차 보완을 선택했다.

문화·환경 훼손 우려를 최소화하는 변경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국제사회와 전문가 검증에서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만큼, 경관·생태·교통을 함께 반영한 대안 설계가 관건이다. 태릉에서 세계유산 기준을 어떻게 충족시키느냐에 따라 앞으로 다른 유휴 국유지 개발에도 비슷한 잣대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과천 경마장 부지는 대규모 교통유발을 둘러싼 주민·지자체 우려가 집중되는 곳이다. 정부는 신규 공공택지 조성과 연계해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지하철·도로 확충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실제 착공 시점과 교통 개선 체감 사이의 시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지적되며, 교통대책의 완성도에 따라 '교통 선(先)개선' 원칙이 현실에서 작동할 수 있을지가 판가름 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29일 서울 용산과 경기 과천 등 수도권 핵심 입지의 국·공유지를 활용해 2030년까지 6만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가장 많은 물량으로는 용산이며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중심으로 캠프킴 등 주변 부지를 포함해 1만가구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어 경기 과천 경마장과 방첩사 부지, 노원구 태릉CC 부지 등에 주택을 공급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용산구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모습. 2026.1.29 ⓒ 뉴스1 이호윤 기자
공급 서두를수록 인프라 빈틈…1·29 대책의 딜레마

세 곳은 각각 교육·환경·교통이라는 다른 규제를 안고 있지만, 공통으로 '도심 핵심부에 얼마나, 얼마나 빨리 지을 것인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 공급을 서두를수록 생활 인프라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절차와 협의를 꼼꼼히 챙기자니 1·29 공급대책 전체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딜레마다.

이재명 정부 도심 고밀 전략의 실현성은 결국 국토부가 공급 속도와 제도·인프라 보완 사이에서 어떤 기준선을 세우느냐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추가 도심 공급 대책도 이 세 곳의 처리 방식을 '복사'해 확산할 가능성이 큰 만큼, 지금 선택이 이 정부 주택공급 정책의 표준 모델로 굳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심 공급은 이해관계 조정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지만 교육·환경·교통을 균형 있게 보완하면서도 계획한 공급 물량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