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건설업계, 인력 줄이고 문 닫는다…구조조정 현실화
대형사 희망퇴직·채용 축소…10대 건설사 인력 5.5% 감소
올해 폐업 1223곳…중동발 원자재 부담까지 겹쳐 업황 악화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건설 경기 악화로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 건설사들은 현장 인력을 줄이고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중소 건설업체들도 잇따라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 중동 분쟁 여파까지 겹치며 건설업계의 부담은 한층 커지고 있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일부 건설사에서는 정규직 인력 감축이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13일부터 장기근속자와 임금피크제 대상자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들어갔다. 현대엔지니어링(064540)도 지난해 말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반면 신규 인력 채용은 줄어들고 있다. 현재까지 상반기 신입 공채를 진행 중이거나 예고한 대형 건설사는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 현대건설(000720), GS건설(006360) 등 3곳에 불과하다. 대다수의 건설사는 경력직과 계약직 중심의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건설사 직원 수는 감소세에 들어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4만 937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말(5만 2233명)과 비교하면 5.5% 감소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의 감소 폭이 눈에 띈다. GS건설의 기간제 근로자는 1794명에서 1320명으로 약 26.4% 줄었고, 현대건설은 2474명에서 2272명으로 약 8.16% 감소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2487명에서 1869명으로 급감했다.
인력 감소는 건설 경기 침체 속 공사 현장이 줄어든 영향이다. 건설업은 최근 몇 년간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이 겹치며 고전을 이어오고 있다.
폐업을 선택하는 건설사도 증가하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폐업한 종합·전문건설사는 총 1223곳에 달했다. 이 가운데 전문건설업체가 1036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단일(전문)공사를 맡는 전문건설사는 규모가 작은 업체가 많아 건설 경기 한파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원도급자인 종합 건설사의 일감 감소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는 분석이다.
건설사들의 체감 경기도 좋지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67.8로 집계됐다. 기준선인 100을 밑돌 경우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2년 미국 기준금리 급등 이후 건설 업황은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경기 한파 속 경쟁력을 갖춘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은 건설사들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과 공급망 불안으로 공사 원가 부담과 공사 기간 지연이 현실화하고 있다. 일부 건설사들은 공기 지연과 원가 상승 위험을 알리는 공문을 각 사업장에 발송하며 대응에 나섰다.
중동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자재 수급 부족과 가격 상승의 여파가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 중 자재수급지수는 지난달 74.3으로 전월(91) 대비 16.7포인트 하락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자재 재고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사태가 길어질 경우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2주 정도로 예상했던 중동 사태가 길어지면서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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