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지쳐 매수 유턴…'중저가' 노도강·구로 집값 밀어 올린다

서울 전월세 물량 30% 이상↓…구로 56%·노원 54% 감소
실수요, 전월세→매매 전환 유입…"15억 미만 중저가 순환매"

서울 노원구 한 부동산의 매물 정보. 2026.3.23 ⓒ 뉴스1 오대일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량이 3개월 새 30% 이상 감소했다. 감소폭은 15억 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외곽 지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물량 감소가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매매 시장으로 유입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 매수세가 외곽 지역 집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량은 3만395건으로 3개월 전(4만4077건)보다 31.1% 감소했다.

감소폭은 외곽 지역이 컸다. 같은 기간 구로구는 684건에서 297건으로 56.6%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어 노원구(54.1%), 강북구(47.9%), 도봉구(46.2%), 금천구(45.6%) 등 순으로 집계됐다.

수요가 줄지 않은 상황에서 물량 감소는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구로구는 최근 4주 연속 매주 0.2% 이상 상승했다. 노원구와 강북구는 지난주 각각 0.26%, 0.29% 오르며 서울 평균치(0.16%)를 크게 웃돌았다.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전용 84㎡는 지난달 14일 8억 5000만 원(7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연초 평균 거래가 7억 5000만 원보다 1억 원 더 오른 셈이다. 780가구 규모의 이 단지의 현재 전세 물량은 2건에 불과하다. 물량 부족에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는 월세로 눈을 돌리지만 월세 시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는 이들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눈을 돌린다고 분석한다. 특히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15억 원 아파트 미만으로 쏠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서울은 15억 원 미만 아파트의 경우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덜해 일반적으로 최대 6억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무주택 실수요자가 최대한의 대출을 끌어와 외곽 지역 실거주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KB부동산 기준 3월 현재 서울 강북권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11억1831만 원이다. 구로구는 10억 1200만 원이며, 노원구(9억 8500만 원)와 강북구(9억 6200만 원)는 이보다 낮은 9억 원대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고가주택 대출 규제와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금융이 15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저평가된 외곽으로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세 매물 급감과 가격 상승으로 인해 무주택자들이 '더는 밀려날 수 없다'고 느끼며 실거주 매수를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