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터널 붕괴 '인재'…중앙기둥 하중 2.5배 과소설계(종합)

하중 2.5배 과소·기둥 길이 오입력…단층대 미인지까지 구조 붕괴
포스코이앤씨 "깊이 사과"…안전관리 혁신·조속한 복구 추진

11일 오후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 현장 인근이 붕괴돼 사고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2025.4.11 ⓒ 뉴스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신안산선 5-2공구 2아치터널 붕괴는 중앙기둥 설계 오류와 현장 안전관리 부실이 겹쳐 빚어진 인재로 확인됐다. 시공사 포스코이앤씨는 "안전 없이는 존립할 수 없다"며 사과 입장을 내고 안전관리 체계 전면 혁신과 조속한 복구를 약속했다.

하중 2.5배 과소 설계…신안산선 붕괴 부른 복합 인재

2일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는 중앙기둥에 작용하는 하중을 실제보다 2.5배 작게 계산하고, 기둥 길이도 4.72m가 아닌 0.335m로 잘못 입력한 설계 오류에서 비롯됐다.

이 같은 오류는 설계 검증과 설계감리 단계는 물론 착공 전 설계도서 검토와 설계변경 과정에서도 걸러지지 않았다.

사고 구간 지반에 존재하던 단층대는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제대로 인지되지 않았고, 막장(굴착면의 끝) 관찰을 사진으로 대체하는 등 지반 조사와 암판정도 부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손무락 사고조사위원장은 "이번 사고는 설계 단계의 하중 과소 산정과 기둥 길이 오류에 더해 단층대 미인지, 막장 관찰·암판정 미흡, 안전관리계획 미준수 등이 겹친 복합적 원인에 따른 붕괴"라고 말했다.

손무락 신안산선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 제 5-2 공구 터널 붕괴사고 사고조사위원장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4.2 ⓒ 뉴스1 김기남 기자
설계·시공·감리 전 단계 부실…국토부 "영업정지·형사고발"

조사위는 설계·시공·감리 전 단계에서 부실과 부적정 행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설계사는 중앙기둥 설계 과정에서 하중을 과소 적용하고 기둥 길이를 잘못 입력하는 중대한 오류를 범했지만, 설계감리는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

시공사는 착공 전 설계도서 검토와 중앙터널 폭 확대 설계변경 과정에서 같은 오류를 반복한 데다, 막장 관찰 계획을 지키지 않고 자체·정기 안전점검도 일부 기간 수행하지 않았다.

중앙기둥 균열관리대장을 작성하지 않은 채 기둥을 부직포로 감싸 균열과 변형 등 파괴 전조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점도 드러났다. 국토부는 관련 법령에 따라 설계·시공·감리사에 대한 영업정지, 벌점 부과, 형사고발 등 엄정 조치를 예고했다.

(포스코이앤씨 제공).
포스코이앤씨 "유가족·시민께 머리 숙여 사죄"

포스코이앤씨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고인과 유가족, 부상자, 광명시를 비롯한 피해 지역 주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했다.

회사는 이번 사고를 개별 현장이 아닌 전사적 안전 인식과 관리 체계를 점검해야 할 중대한 사안으로 규정하고, 신안산선 전 구간과 모든 유사 공정에 대해 국내외 안전·구조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객관적 점검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고위험 공정 통제 기준을 강화하고 작업중지권을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현장 중심 안전관리 체계를 재정비해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고객과 국민의 신뢰 없이는 회사의 존립 또한 의미가 없다"며 "설계부터 시공,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에서 안전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준공 이후에도 개통 구간을 책임 있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수도권 서남부 교통 불편과 생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속한 복구와 정상화에도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