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 69% 동결 4년째…정부, 현실화율 인상 놓고 '고심'
연말 로드맵 발표…국토연구원 용역·국회 법안 반영 검토
점진적 인상 유력하지만 세 부담 급증 우려에 속도조절 변수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4년째 69%에 묶인 가운데 정부가 올해 하반기 새로운 현실화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실화율 재설계를 바탕으로 한 점진적 인상안이 유력하지만, 국토교통부는 급격한 세금 부담 증가 등 부작용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현재 국토연구원에 공시가격 현실화 관련 연구용역을 맡겨 새로운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2020년 수립한 장기 현실화 계획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있어 5년 단위 현실화율 수립 방안 등 다양한 대안을 논의 중"이라며 "국토연구원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통상적으로 다음 해 계획을 하반기 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난해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지역에서는 세금 부담 민원도 있어,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에서도 현실화 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하고 시장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담은 법률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지난해 12월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부동산 가격 공시에 관한 일부 개정법률안'에는 국토부 장관이 시세반영률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위한 5년 단위 계획을 수립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안 논의가 진전될 경우 5년 단위 계획 수립 방안도 하반기 로드맵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20년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현실화율을 시세의 9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2021년(70.2%)과 2022년(71.5%)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각각 19.05%, 17.2%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세 부담 논란이 커지면서 윤석열 정부에서는 현실화율을 69%로 낮추고 2023년부터 4년째 동결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로드맵을 통해 현실화율이 점진적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인상 속도에 따라 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과거 현실화율 인상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시장 반발이 컸다"며 "시세의 80% 수준을 상한으로 하는 점진적 인상안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현실화율 인상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단기간 급격한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며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시세반영률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는 가구도 있는 만큼, 이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시가격은 재산세·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이자 60여 개 행정제도의 기초자료"라며 "현실화율이 오르면 세금뿐 아니라 각종 준조세 부담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1일 기준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18.67%로 집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8.98%)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로 인해 일부 단지에서는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 이의신청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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