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 7년 새 85% 공급 축소…주거 사다리 '휘청'

지난해 빌라 준공 4858가구…아파트의 10분의 1 수준
서민 주거 부담 증가…"신축매입임대 사업 공급 원활해야"

서울 시내 주택가 모습.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서울 '비(非)아파트' 준공 물량이 최근 7년 새 8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악화한 데다 전세사기 사태 이후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강해진 영향이다. 빌라 등 비아파트 준공 감소로 청년과 저소득층의 주거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15일 국토교통부의 주택 유형별 준공실적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준공된 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은 4858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준공 실적 대비 약 86.1% 감소한 수치다.

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은 지난 2023년까지 연간 1만가구 이상 꾸준히 공급됐다. 연도별 준공 물량은 △2018년 3만 5006가구 △2019년 3만 1128가구 △2020년 2만 5524가구 △2021년 2만 5735가구 △2022년 2만 2000가구 △2023년 1만 4118가구 등이다.

준공 물량은 2024년 6123가구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4000가구대까지 떨어지며 가파른 감소세를 기록했다.

아파트와 비교한 공급 비중도 크게 줄었다. 2018년에는 비아파트 준공 물량이 아파트의 90.1%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는 아파트 준공 물량(4만 9973가구)의 9.7%에 그쳤다.

공급이 급감한 배경으로는 토지가격 상승과 공사비 급등에 따른 사업성 악화, 비아파트 기피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 등이 이어지며 공사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하는 건설공사비지수를 보면 올해 1월 지수는 133.28로 2020년 1월(99.86)보다 약 33.5% 상승했다.

아울러 고금리 기조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으로 비아파트 공급 여건도 급격히 나빠졌다. 시행사들이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사기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에 대한 불신이 커진 점도 수요 위축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의 한 부동산에 원룸 홍보물이 붙어 있다. ⓒ 뉴스1 구윤성 기자

빌라는 사회 초년생이나 저소득층의 주거 비율이 높은 편이다. 공급이 감소할 경우 서민의 주거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빌라는 아파트보다 공사 기간이 짧아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단기간 주택을 늘릴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정부 역시 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을 신축매입임대주택 사업의 매입 대상에 포함해 공급 확대에 활용하고 있다.

신축매입임대주택은 민간사업자가 주택을 건설하기 전 공공과 매입 약정을 맺고, 완공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이를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같은 사업 역시 공사비 수준이 적절하게 반영되지 않으면 민간 참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토지가격과 공사비가 동시에 오르면서 사업 중간이윤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적정 수준의 공사비가 반영되지 않으면 신축매입임대 사업도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