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채는 대형사, 사모채는 중견사…건설사 자금조달 양극화

한신공영·동부건설 등 중견사 사모채 발행 잇따라
건설채 투자심리 위축에 공모채 시장 접근 어려워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중견 건설사들이 건설경기 부진 속에서 공모채 대신 사모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우량채 중심의 선별적 투자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기존 부채 차환을 앞둔 중견 건설사들이 사모 방식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연초부터 공모채 발행에 집중하는 대형 건설사들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한신공영(004960)은 이달 3일 500억 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동부건설(005960)과 신세계건설(034300)은 지난달 27일 각각 110억 원, 100억 원 규모의 사모채를 찍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이번 사모채 발행은 110억 원 규모의 비교적 소규모 자금 조달"이라며 "자금 운용 일정 등을 고려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HL디앤아이한라도 지난 1월 말 50억 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이들 건설사는 사모채 발행을 통해 운영자금이나 기존 차입금 차환 자금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중견 건설사들이 공모채 대신 사모채를 택한 것은 건설채 투자심리 위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건설경기 둔화 영향으로 건설채 투자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미매각 부담이 적은 사모채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사모채는 공모 절차 없이 특정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되는 채권이다. 공모채보다 금리가 높은 경우가 많지만 투자자 수요 확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기업들의 자금 조달 통로로 활용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용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가 아닌 이상 중견 건설사는 공모채 발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장 여건이 개선돼야 공모채 발행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형 건설사들은 연초부터 회사채 공모 시장에서 수요예측 흥행을 이어가며 발행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000720)은 올해 1월 말 17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9100억 원의 주문을 받았다. 모집액의 5.4배에 달하는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규모는 당초 1700억 원에서 3300억 원으로 늘었다.

SK에코플랜트(003340) 역시 지난달 12일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1500억 원의 6배가 넘는 1조210억 원의 주문을 받았다. 이후 발행 규모를 3000억 원으로 증액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 간 자금 조달 양극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량채 중심의 투자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형사와 중견사 간 자금 조달 방식 차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며 "중견 건설사들은 공모 시장 접근이 쉽지 않아 금리가 다소 높더라도 사모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