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가구 입주장 열렸다…송파 전세 2억 하락, 급전세 매물 속출

잠실래미안·르엘 입주로 전세 물량 급증, 전셋값 하락 이어져
다주택자 대출 규제와 매물 증가로 송파구 전세시장 조정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헬리오시티 아파트 단지의 모습.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서울 송파구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4500여 가구 규모의 입주장 여파로 시세 대비 저렴한 전세 매물들이 시장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일부 단지에서는 기존 시세 대비 2억 원 이상 하락한 '급전세' 매물도 확인된다.

입주 임박한 잠실래미안아이파크·잠실 르엘, 전셋값 하락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4주 차(23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 전셋값은 직전 주 대비 0.11% 감소했다. 올해 송파구의 전셋값 누적 변동률은 -0.36%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하락했다.

전셋값 하락의 근본적인 배경으로는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와 '잠실 르엘'(1865가구)의 대규모 입주가 꼽힌다. 이들 두 단지에서 약 4500가구가 동시에 입주를 시작하면서 전세 물량이 급증한 것이다.

'입주장 효과'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은 1월과 달리 최근에는 전셋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통상 조합원들은 입주 지정 기간 이후 추가 분담금을 납부한다.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대출 이자 부담이 큰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낮춰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가 완료되는 6일 이후 조합원들은 추가 분담금을 완납해야 하므로 대출 이자가 부담되는 집주인들이 가격을 1억 원 낮추더라도 세입자를 빨리 구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전용 84㎡ 전세 계약 보증금 시세는 14억~14억 5000만 원 수준이다. 지난 1월에 비해 2억 원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잠실 르엘의 전셋값도 기존 대비 1억 원가량 하락했다.

잠실 르엘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 초반에는 집주인들이 '이 가격 아니면 안 받겠다'고 버텼지만, 이제는 가격을 모두 낮추고 있다"며 "세입자들이 대출 규제로 전세 자금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가격이 자연스럽게 내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크리오도 '급전세' 매물…다주택 압박도 변수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에 인근 아파트 월세·전세·매매 매물 안내문. ⓒ 뉴스1 김진환 기자

전셋값 하락 현상은 '파크리오' 등 인근 아파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파크리오 전용 84㎡의 전셋 보증금 시세는 최근 1억 원가량 하락한 상태다. 일부 평형에서는 기존 대비 2억 원가량 보증금이 떨어진 경우도 있다.

인근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되자 기존 파크리오에 전세로 거주하던 집들이 임대차 시장에 다시 나왔다. 전세 수요도 인근 신축 아파트로 분산되면서, 파크리오 전세 수요는 줄어들었다.

파크리오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조합원들이 전세로 거주하다가 나간 물건들이 다시 임대차 시장에 나왔고, 인근 신축 아파트 전세 매물이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구축인 파크리오 전세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의 압박도 전세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다주택자 대상 대출 만기 연장 제한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 등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규제 속에서 일부 다주택자들이 보증금을 낮춰서라도 자금을 마련하려는 상황이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의 경우, 현재 11억 원의 보증금으로 급전세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 평균 전세 보증금 시세 또한 기존 대비 1억 원 정도 하락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셋값 하락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해 시행된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송파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에서 전세 매물이 감소하는 추세다. 입주 물량이 소화된 이후 송파구의 전셋값은 다시 반등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된다.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2월 이사철과 신축 아파트 입주가 겹치며 일시적으로 전셋값이 조정을 받았다"며 "입주장이 끝난 뒤 양도세 중과까지 시행된다면 전세 매물은 많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