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 압박에 강남부터 식나…아파트값 '하락 전환' 분수령
강남구 상승률 0%대 초반…서초·송파도 속도 조절 뚜렷
중과 부활 뒤 매물 규모·보유세·금리·입주 물량이 핵심 변수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서울 집값 흐름의 바로미터인 강남권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강남구 아파트값 상승률이 0%대 초반까지 낮아지며 보합권에 근접했고, 시장에서는 단기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2주 기준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상승했다. 현 정부 출범 직후 0.51%, 0.75%, 0.84%까지 확대됐던 상승률과 비교하면 상승 탄력이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강남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초구는 1월 3주 0.29%에서 2월 2주 0.13%로, 송파구는 0.33%에서 0.09%로 각각 낮아졌다. 서울 전체가 0.2% 안팎의 상승 흐름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강남 3구에서 상승 속도 조절이 뚜렷하다.
시장에서는 최근 잇단 부동산 대책과 정책 메시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한다.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 9·7 주택공급 확대방안,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 금융·공급·세제 신호가 연속적으로 제시되면서 투자 수요의 기대 심리가 일부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5월 9일 종료하겠다고 밝히고, 다주택 특혜 축소 기조를 분명히 한 점이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가격 둔화를 특정 발언 하나의 효과로 단정하기보다는 정책 불확실성 축소와 규제 지속 신호가 누적된 결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장에선 이런 변화의 배경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꼽는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공식화되면서 "이제는 더 버티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남권 투자자들 사이에 퍼졌다는 분석이다.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와 보유세 인상 가능성까지 겹치자 다주택자는 매수보다 포트폴리오 '정리'에 무게를 두고, 실수요자는 금리와 대출 규제에 막혀 선뜻 매수로 나서지 못하며 거래가 눈에 띄게 가라앉고 있다.
다만 실제 매물 증가 규모나 거래 절벽 수준은 5월 이후 통계로 확인될 사안이라는 점에서, 현 단계에서는 심리 변화가 선행하고 있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강남권 상승 둔화를 하락장 초입으로 해석하지만, 이를 본격적인 하락 전환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학군·일자리·교통 인프라가 밀집된 강남권의 구조적 수요와 대체 투자처 부재, 향후 금리 인하 기대 등이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분수령은 5월 9일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과 부활 이후 실제 매물 출회 규모, 보유세 개편 방향, 금리 경로, 신규 입주 물량 등이 어떻게 맞물리느냐에 따라 조정이 단기에 그칠지, 추가 약세로 이어질지가 갈릴 전망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중과 유예 종료 이전에는 절세 목적 매물이 일부 나올 수 있지만, 종료 이후에는 매물 잠김과 수급 불균형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며 "하반기 시장 흐름은 세제·금리·공급 여건의 조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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