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반도체 사업다각화 효과…대형 건설사 회사채 잇단 흥행

현대건설, 1월 회사채 수요예측서 목표액 5배 이상 주문
SK에코, 모집액 6배 넘게 몰려…"대형사 위주 순항 전망"

회사채 발행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국내 대형 건설사인 현대건설(000720)과 SK에코플랜트가 새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거뒀다. 신재생 에너지와 반도체 등으로 외연을 넓힌 점이 투자 매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앞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대형사에만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현대건설 이어 SK에코플랜트, 새해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21일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 목표액(1700억 원)의 5배가 넘는 9100억 원이 몰렸다. 이에 당초 발행 규모인 1700억 원보다 1600억 원 증액됐다.

회사채는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일정 이자를 붙여 발행하는 채권이다. 수요예측은 은행·증권사·연기금 등을 대상으로 회사채 발행 전 매입 의사를 미리 확인하는 단계다.

트랜치(만기)별로는 2년물 700억 원 모집에 2800억 원, 3년물 700억 원 모집에 4900억 원이 몰렸다. 5년물 300억 원 모집엔 1400억 원이 들어왔다.

SK에코플랜트도 흥행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12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1500억 원)의 6배 이상인 1조 210억 원의 주문을 받았다.

1년물 300억 원 모집엔 1720억 원이 몰렸다. 이어 1.5년물 500억원 모집에 3550억 원, 2년물 700억 원 모집에 4940억 원을 모았다. SK에코플랜트는 증액 발행을 검토한다.

현대건설 계동사옥 (현대건설 제공) ⓒ News1
현대건설 '신재생 에너지'·SK에코 '반도체 중심' 기조

업계는 이번 흥행의 배경으로 두 건설사의 사업다각화를 꼽는다. 기존 주택사업 외에도 다른 수익처를 확대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최근 현대건설은 원전을 비롯해 신재생 에너지 등으로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총매출에서 플랜트·뉴에너지 비중은 31.2%까지 늘었다. 2024년 20.7% 대비 10%포인트(p) 넘게 증가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인공지능(AI)·반도체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지난해 말 반도체 소재를 생산하는 SK트리켐·SK레조낙·SK머티리얼즈제이엔씨·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4개사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김영식 SK에코플랜트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AI 인프라 설루션 공급자'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라는 두 가지 핵심 사업을 축으로 성장 기반을 확고히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의 회사채 시장 양극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황 불황에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기업이 아니면 회사채로 자금을 모으기 쉽지 않다. 건설업으로 대결해야 하는 중견 기업은 수요예측 부진에 따른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HL D&I 한라는 지난해 2월 수요예측에서 주문 0건을 기록했다. 이어 같은 해 6월 자체 사업을 키워 목표액(600억 원) 3배 이상인 2120억 원의 주문을 받았다. 롯데건설은 신용등급 하락 여파에 지난해 6월 1100억 원 규모의 수요예측에서 0건의 주문을 받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채권 투자자는 해당 기업이 만기까지 리스크 없이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평가한다"며 "업계 상위권 대기업을 모그룹으로 둔 회사는 높은 안정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흥행에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