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유예' 전환점…퇴로 열리자 서울 다주택자 매물 속속

양도세 중과 앞두고 세입자 퇴거 문제 해소 "매도 시기 저울질"
4월 전후 증가 가능성 제기 "고령자 보유 매물 출회"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예정대로 오는 5월 9일 종료된다.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소에 게시된 급매 안내문. 2026.2.12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매수자의 실거주 의무 완화 정책 발표 이후 서울 다주택자 매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막혔던 퇴로가 확보되자 양도세 중과 이전에 매물을 처리하려는 움직임이다. 정부가 마감일로 정한 5월 9일에 가까워질수록 시장에 풀리는 매물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 2357개로 지난 10일(6만 417개) 대비 약 1940개 증가했다.

매물 증가의 전환점은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매수자 실거주 의무 유예다. 그동안 실거주 의무는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매수자에게 곧바로 실거주 의무가 발생한다. 상당 기간 임대차 계약이 남은 매물은 처분이 어려웠다.

정부는 임대 중인 주택의 매도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토지거래허가 제도상 실거주 의무를 제한적으로 완화했다. 임대 중인 주택의 경우 실거주 의무가 이날(2월 12일) 기준 현재 체결된 임대차계약상 최초 계약 종료일까지 유예된다. 오는 2028년 2월 11일까지 실거주를 위해 입주해야 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매수자는) 세입자가 있는 경우 계약 기간 동안 실거주하지 않아도 된다"며 "임대 기간을 고려해 최대 2년 범위에서 허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후 시장에서 조금씩 반응하는 분위기다. 서울 몇몇 중개사무소에선 매물이 1∼2건씩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정한 데다 세입자 퇴거 걸림돌까지 해소했기 때문이다.

노원구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매도 시점이 언제가 좋겠느냐는 집주인 문의가 3∼4건 있었다"며 "신혼부부 수요가 풍부해 시세와 큰 차이가 없다면 빠르게 매도할 수 있다고 답해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도 정부의 매수자 실거주 의무 유예 조치 이후 매물이 풀리고 있다. 정부의 보유세 카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제 팔겠다'라는 분위기다.

신만호 압구정 중앙리얼티 대표는 "임차인에게 이사비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매물을 내놓은 집주인이 있었다"며 "앞으로 이사비와 같은 불필요한 비용이 없어진 만큼 가격 하락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4월 전후로 매도 의사가 있는 다주택자 매물 출회 증가를 전망했다. 정부는 5월 9일 이전 가계약 또는 토지거래허가를 받기 위한 사전 약정만으로는 중과 유예를 받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받은 사실이 증빙 서류에 확인돼야 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리서치랩장은 "팔고 싶어도 못 팔던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주는 보완 대책은 향후 추가 매물 출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주택자의 차익 실현과 고령자 보유 매물이 출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