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코레일·SR 통합 본격화…파업 대응·운임 개편 변수
마일리지 폐지 대신 축소 가닥…"이용자 편익 유지"
'철도청 분리 이유' 독점 체제 속 방만 경영 우려도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의 완전 통합을 올해 말까지 추진한다. KTX와 SRT로 이원화된 고속철도 운영 체계를 일원화해 국민 편의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독점 체제로 재편될 경우 방만 경영 우려와 파업 대응력 약화, 운임·마일리지 체계 개편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의 완전 통합을 올해 말까지 추진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연내 통합 철도기관 출범을 목표로 세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철도 운영을 일원화하면 승객 혼선을 줄이고 중복 투자와 비효율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일한 고속철도 노선을 두 기관이 나눠 운영하면서예매 시스템과 고객 서비스 체계가 달라 이용자 불편이 이어졌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달부터 일부 노선을 대상으로 시범 교차 운행을 실시해 통합 운영의 실효성을 점검할 계획이다.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연내 완전 통합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통합 과정의 최대 쟁점은 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운행 차질 가능성이다. 그동안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코레일 열차 운행이 축소되는 대신 별도 노조 체계를 유지해 온 SR이 SRT 비상수송체제를 가동해 일부 공백을 보완해 왔다.
그러나 통합 이후에는 단일 운영 체계로 재편되는 만큼, 파업 발생 시 고속철도 운행 전반이 동시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보완책으로 필수 유지 운행률 상향이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좌석수 관련 기준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토부는 통합의 명분이 국민 편의 증진에 있는 만큼, 파업으로 인한 운행 중단이 확대될 경우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철도노조는 필수 운행률 상향 등이 사실상 단체행동권을 제약하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필수유지업무 비율은 노동위원회가 결정하는 만큼 논의할 사안 조차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선욱 전국철도노동조합 정책실장은 "필수 운행률은 노동위원회에서 정하는 사안으로 논의 대상 자체가 아니다"라며 "특히 단체 행동권을 제약하는 걸 논의하자는 건 잘못됐다"고 말했다.
적자 구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온 마일리지 제도 역시 통합 이후 핵심 논의 대상이다. 현재 코레일과 SR은 각각 별도의 포인트·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코레일 내부에서는 통합 이후 운임 10% 인하가 이뤄질 경우 마일리지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토부는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입장이다. 단순 폐지보다는 적립 비율을 조정하는 등 이용자 편익을 유지하는 방안이 함께 거론된다.
김태병 국토부 철도국장은 "통합으로 인해 국민의 편익이 감소해서는 안된다"며 "어떻게든 마일리지를 유지하는 방향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합에 따른 좌석 확대 효과도 점검 대상이다. 코레일은 통합 이후 차량 운용 효율화를 통해 고속철도 좌석을 하루 평균 1만 6000석가량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선로 용량과 차량 확보 여건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대규모 좌석 증가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열차 증편을 위해서는 선로 여유, 차량 추가 투입, 인력 운영 계획 등이 종합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정부 내부에서는 좌석 증가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5극 3특 전략에 맞춰 지방 노선에 우선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효과를 수도권이 아닌 지역 접근성 개선에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통합을 통해 예매 시스템 일원화, 운임 체계 정비, 노선 운영 효율화 등 실질적인 편익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독점 체제 전환에 따른 경쟁 약화와 서비스 질 저하 가능성, 조직 비대화에 따른 경영 효율성 저하 우려도 여전히 제기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역시 독점 구조에 따른 방만 경영과 비리 문제로 개혁을 추진 중이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명예교수는 "과거 철도청 시절 방만한 운영 문제가 제기되며 분리가 이뤄졌다"며 "충분한 분석 없이 통합을 전제로 추진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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