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택시장 빨간불…수요 식고 재고만 쌓이며 건설사 폐업 속출

미분양 76%, 준공 후 악성 미분양 85% 지방 집중
지난해 지방 건설사 3600곳 폐업…"버틸 힘 없다"

2024년 분양된 대구 서구 내당동 한 아파트가 아직 분양되지 않아, 현재까지도 할인 분양을 이어가고 있다. ⓒ 뉴스1 공정식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지방 아파트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미분양이 쌓이고, 건설사의 자금난과 폐업이 확산되고 있다. 지방 재고는 늘어나는데, 자금과 수요는 수도권 실거주 한 채로 쏠리면서 건설경기 전반의 악순환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 6510가구로, 이 가운데 5만 627가구가 비수도권에 몰려 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2만 8641가구이며, 이 중 지방 물량이 2만 4398가구로 전체의 85% 안팎에 이른다.

지방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역시 기준선(100) 아래에서 3년 넘게 머물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앞서는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시장에 나온 재고를 소화할 실수요·투자 수요가 충분치 않은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가격 신호도 심상치 않다. 대구, 대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분양권이 마이너스 3000만 원에서 최대 5000만 원 수준까지 하락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분양가 이하 손절이 이어지면서 기대수익은 줄고 잔금·금리 부담만 남는다는 인식이 확산돼 신규 분양을 받아줄 수요가 위축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금난은 건설사 폐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종합·전문 건설사는 3644곳으로 3년 연속 3000곳을 넘겼다. 공사비 상승과 미분양 누적, 프로젝트파이낸싱(PF) 회수 압박이 겹치면서, 특히 지방 중소·중견사를 중심으로 자진 폐업이 급증했다. 이는 지역 일자리와 협력업체, 상권 위축으로 이어지는 연쇄 충격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에서 분양이 막힌 상태에서 이자와 보증료, 각종 비용까지 떠안으니 버티기보다 사업을 접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는 업체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지방 미분양과 건설경기 악순환을 끊기 위해 정부의 보다 강한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지방 미분양 해소와 PF 유동성 지원, 세제·금융 완화 등을 묶은 전향적인 정책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도 "비수도권은 준공 후 미분양이 대거 쌓인 가운데 산업·고용 둔화까지 겹쳐 단순한 규제 조정만으로는 사업자들의 투자와 공급 확대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며 "공공·민간 매입 확대, 매입임대·용도 변경, 세제·금융 지원을 결합한 구조조정 프로그램 등 맞춤형 패키지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