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유예 종료에도 매물은 잠잠…보유세는 '아직' 선 긋기

양도세 발언 후 서울 아파트 매물 증가율 고작 1.3%
"집 내놓을 수도 살 수도 없어…남은 선택지 보유세뿐"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 월드 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아파트 등 주택 단지가 보이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보유세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당장은 기존 공급 정책과 규제 완화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조세 저항이 클 수 있는 보유세 인상 카드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인 2일 "보유세는 다른 정책 수단들이 효과를 내지 못할 경우 최종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최근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보유세 강화 가능성에 대해 당장 논의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신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을 다시 한번 못 박았다. 강 대변인은 해당 유예 조치가 오는 5월 9일 종료된다며, 종료 시점을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예정된 일정대로 유예 조치를 종료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정부의 기대와 달리 시장 반응은 아직 제한적인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후에도 매물 증가는 소폭에 그쳤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23일 5만 6219건에서 이달 2일 5만 6984건으로 765건(1.3%) 늘어나는 데 그쳤다.

향후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단기간에 대규모 매물 출회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서울과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계약 허가부터 잔금까지 최소 2~3개월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양도세 중과 종료 시점까지 시간이 남아 있음에도 매도 절차상 물리적 제약이 크다는 지적이다.

임대차 계약도 매물 출회의 걸림돌로 꼽힌다. 전세를 준 주택의 경우 임대차 계약 종료까지 4개월 이상 남아 있다면 사실상 매도가 어려운 구조다.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세 부담 완화를 인식하고도 즉각적으로 매도에 나서기 힘든 환경이라는 평가다.

설령 매물이 시장에 나오더라도 이를 소화할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변수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축소된 데 이어, 15억 원 초과 아파트는 최대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까지만 대출이 허용되고 있다. 자금 조달 여건이 위축되면서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거래가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양도세 중과 종료 이후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도세 완화가 매도 유인을 제공하는 데 그치는 반면, 실질적인 매도 압박 수단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부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을 수는 있겠지만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설령 매물이 나와도 이를 받아줄 수요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도세 조정만으로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 보유세 인상 논의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