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우체국 부지까지 '영끌'…6만 가구 공급, 지역 협의가 관건"
용산·태릉CC·과천 등 핵심 부지 집중, 청년·신혼부부 중심 배치
과천 9800가구·캠프킴 2500가구 포함…지역·주민 협의가 공급 관건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정부가 29일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노원 태릉CC 등 서울 알짜 유휴부지를 활용해 수도권에 총 6만 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급 대책이 빠르게 실현되려면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간 충분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정부와 서울시 간 공급 물량을 둘러싼 입장차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태릉CC는 2020년에도 공급 후보지로 포함됐지만 주민 반대로 계속 진척되지 못했다.
정부는 서울 26곳(3만 2000가구), 경기 18곳(2만 8000가구), 인천 2곳(100가구)에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주요 공급 부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총 1만 가구·당초 계획 대비 4000가구 확대) △과천 경마장·방첩사 일대(9800가구) △노원구 태릉CC(6800가구) △캠프킴부지(총 2500가구·1100가구 확대) 등이다. 또한 구청·우체국·세무서 등 노후청사 34곳도 공급 대상에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수도권 핵심 부지를 최대한 모았다고 평가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여러 유휴 부지를 최대한 끌어모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공급'이라고 볼 수 있다"며 "업무지구 접근성이 좋은 용산 등 도심·역세권을 중심으로 주택이 집중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과거 외곽 중심 공급과 달리, 이번 대책은 대기 수요가 많은 서울·수도권 핵심지에 물량을 집중 배치했다"며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가장 우량한 입지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서울 핵심지 알짜배기 대방출'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책이 실현되려면 지역과 주민과의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용산업무국제지구는 정부와 서울시 간 입장차를 좁혀야 하는 대표적 부지다. 정부는 1만 가구, 서울시는 8000가구 공급을 강조하고 있으며, 1만 가구가 들어서면 학교와 생활시설 등 인프라 계획을 재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태릉CC 개발도 협의가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2020년 8·4 대책에서 1만 가구 후보지로 제시됐지만 주민 반발로 사실상 무산됐다. 정부는 규모를 6800가구로 줄였지만, 여전히 진통이 예상된다. 태릉CC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태릉'·'강릉' 인근으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앞으로 문제는 시간"이라며 "대부분 토지 정비, 인허가, 이해관계 조정, 재원 마련 등 넘어야 할 절차가 많다"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도 "태릉CC는 과거에도 주민 반발이 심했고, 용산업무지구도 서울시와 협의가 계속 필요하다"며 "지역 사회와의 협의가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말했다.
과천 경마장 부지도 순탄치 않다. 과천시는 최근 공개적으로 주택공급 후보지 지정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지난 23일 공식 입장을 내고 "과천시의 주택 규모는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며 "과천의 생활 여건에 맞지 않는 추가 주택공급 정책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착공 물량 대부분은 2028년 이후로 예정돼 현 정부 임기 내 실현이 어려울 전망이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 소장은 "가장 급한 것은 향후 5년 공급량"이라며 "용도 변경과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현 정부 내 공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빠른 공급을 위해선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이주비 대출 규제와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으로 정비사업 지연 우려가 커졌다. 심 소장은 "서울은 재개발·재건축 외엔 빠른 공급이 어렵다"며 "정비사업 활성화로 수요를 분산시키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공급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서울 핵심지 매수 대기 수요는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며 "매물 부족과 봄 이사철 전월세 불안 등 가격 상방 요인이 남아 큰 폭 하락은 어렵다"고 평가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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