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유예 종료 앞두고 호가 내려도 반응 없어…"아직 비싸다"
호가 1억~2억 원 내려도 체감 하락 적어 거래는 멈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회피와 추가 호가 인하 사이 갈림길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급매를 기다리던 고객에게 매물이 나왔다고 먼저 연락했지만, 더 떨어질 수 있다며 한 달 정도 더 지켜보겠다고 하더군요." (강남구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정부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 이후 일부 매물의 호가는 낮아졌지만, 매수 대기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정부가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5월 9일에 가까워질수록 호가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기대 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호가가 직전 실거래가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계약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반포라클라스' 전용면적 84㎡의 호가는 48억 원에서 45억 원으로 조정됐다.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역시 이재명 대통령의 양도세 중과 언급 이후 호가가 최대 1억 원가량 내려갔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을 5월 9일로 못 박았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을 시장에 내놓도록 유도해 주택 가격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다.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매물 부족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통령의 양도세 언급 이후 일부 단지에서는 호가 하락이 나타났다. 다주택자들이 5월 이전에 주택을 처분해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움직임이다. 토지거래허가에 필요한 약 3주의 기간도 매도 결정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현장 분위기는 호가 하락과 달리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조정된 호가 역시 직전 실거래가보다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체감할 만한 가격 하락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디에이치반포라클라스 전용 84㎡의 직전 실거래 최고가는 41억 5000만 원이다. 현재 호가는 이보다 3억 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매수 대기자들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다주택자들이 가격 눈높이를 더 낮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 규제 발표 이후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호가 강세가 이어졌다"며 "1억~2억 원을 낮췄다고 해도 여전히 실거래가보다 수억 원 비싼 매물이 많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 유예 기준 시점을 등기일이 아닌 계약일로 검토하고 있어서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시장 상황을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들은 매도를 서두를지, 버티기에 나설지, 추가로 호가를 낮출지를 놓고 갈림길에 서 있다.
여기에 정부가 보유세 강화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 대통령은 최근 "팔 때 내는 세금(양도세)보다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고 언급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을 높여 시장 출회 물량을 늘리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압구정동의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정부의 공급 대책은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수년이 걸린다"며 "단기적으로는 다주택자 매물을 통해 공급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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