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100일 앞두고 다주택자 '계산기 두드리기'(종합)

세 부담 커지며 일시적 매물 증가 조짐…호가 2억 낮춘 급매도
토허토허제·대출 규제 겹쳐 거래 제한…증여·장기보유 전략 고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만료를 앞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면제' 제도에 대해 기간 연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23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에 아파트 매매 및 전세 매물 시세가 게시돼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사람이 집을 팔 때 기본세율에 일정 비율의 가산 세율을 추가로 얹어 과세하는 제도다. 2026.1.2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현실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제도 시행까지 약 3개월이 남은 가운데, 다주택자들은 매도·보유·증여 가운데 어떤 선택이 유리한지 셈법에 들어간 모습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일시적인 매물 출회에도 불구하고, 각종 규제와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거래량이 유의미하게 늘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도세 중과 부활 공식화…강남 일부 급매 등장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의 5월 9일 종료는 지난해 2월 이미 정해진 사안"이라며 중과 시행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2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이나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보유자가 주택을 양도할 경우,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p), 3주택 이상은 30%p를 가산하는 제도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까지 포함하면 3주택자의 최고 실효세율은 82.5%에 이른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다주택자들에게 세 부담이 다시 현실화됐음을 분명히 하면서, 매도·보유·증여 가운데 선택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는 정책 신호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이 "올해 5월 9일까지 계약한 매매에 대해서는 중과 유예 적용을 국무회의에서 논의해보겠다"고 언급한 점 역시, 제도 시행 전 일정 기간의 선택 여지를 열어둔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양도세 부담이 커지는 만큼, 제도 시행 전까지는 일부 지역에서 절세 목적의 매물이 일시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강남 일부 단지에서는 제도 공식화 이후 기존 호가보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등장했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부활이 공식화된 이후 45억 원에 형성돼 있던 도곡렉슬 전용 120㎡(43평) 매물이 43억 원에 나왔다"고 전했다.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인근의 한 중개업 관계자도 "최근 다주택자 몇 명이 직접 사무실을 찾아 매도 상담을 했다"며 "기존 32억 원 선에서 거래되던 전용 84㎡의 경우, 제도 시행이 임박하면 30억 원 안팎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

제도 시행까지 3개월…매도 결단 쉽지 않아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붙은 양도세 중과 상담 안내문. 2026.1.2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한편 제도 시행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데다, 각종 규제로 인해 다주택자들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아파트는 실거주 의무가 있어 '전세를 낀 매물'의 경우 매도가 사실상 어렵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처분하려면 집주인이 거액의 이사비를 부담하고,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지 않도록 협의해야 한다. 이 경우 집주인은 가격을 낮춘 급매를 내놓은 데다 추가 비용까지 감수해야 한다.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다주택자 물건은 대부분 세입자가 있는 상태"라며 "일부 급한 집주인들은 매물을 내놓겠지만, 이사비까지 부담하면서 서둘러 파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제 강화를 예상한 일부 다주택자들은 이미 선제적으로 증여를 선택했거나, 세 부담을 감수하고 장기 보유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급매가 쏟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매물 자체가 많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5월 제도 시행 시점이 다가올수록 다주택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자금 여력과 보유 주택 수, 지역에 따라 매도·증여·보유 전략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집주인은 급매를 통해서라도 매도에 나설 수 있지만, 여력이 있는 경우에는 매물이 팔리지 않으면 다시 거둬들이고 가격이 오를 때까지 버티는 선택을 할 가능성도 크다"며 "증여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