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여파 서민 직격…디딤돌·버팀목대출 집행 18조 감소

구입자금 디딤돌 실행액 7조, 버팀목은 10조 감소
"한도 축소와 집값 상승 탓…실수요자엔 규제 풀어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자료사진)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대출 규제 강화의 여파가 서민 대상 정책금융에 직격탄을 날렸다. 무주택 서민과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디딤돌·버팀목대출 집행 규모가 지난해 크게 줄어들며, 실수요자 지원 기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딤돌·버팀목 집행액 급감…정책대출 신청부터 반 토막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계한 주택도시기금 수요자대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디딤돌대출과 버팀목대출 등 정책대출 집행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8조 원 감소했다.

두 대출은 무주택 서민과 청년, 신혼부부, 출산가구 등을 대상으로 주택 구입자금과 전세자금을 시중보다 낮은 금리로 지원하는 대표적인 정책금융 상품이다.

주택 구입자금 성격의 디딤돌대출 실행액은 지난해 19조 3072억 원으로, 전년 같은기간(26조 6714억 원) 대비 7조 원 이상 줄었다.

대출 수요 자체도 크게 위축됐다. 같은 기간 디딤돌대출 신청액은 104조 5225억 원에서 54조 8085억 원으로 약 50조 원 감소했다.

대출 집행뿐 아니라 신청 단계부터 수요 위축이 뚜렷했다. 같은 기간 디딤돌대출 신청액은 104조 5225억 원에서 54조 8085억 원으로 약 50조 원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꼽힌다. 정부가 지난해 6월 가계부채 관리를 명분으로 정책대출 공급 규모를 조정하면서, 디딤돌·버팀목대출의 한도와 연간 공급 총량이 동시에 축소됐기 때문이다.

한도 축소에 집값 급등 겹쳐…"서민 실수요 타격"

연간 공급 물량은 당초 계획 대비 25% 줄었고, 대출 한도 역시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디딤돌대출의 경우 일반 유형 한도가 2억 5000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줄었고, 생애최초 구입자는 3억 원에서 2억 4000만 원으로 낮아졌다.

신혼부부와 신생아 특례 역시

유형별로 최대 8000만 원에서 1억 원가량 한도가 줄었다.

여기에 주택 가격 상승이 겹치면서 정책대출 접근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의 2025년 12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연간 기준 8.98% 상승했다. 이는 현행 통계 작성 체계가 시작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집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정책대출 기준에 맞는 주택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지적이다.

전세자금 대출인 버팀목대출 역시 감소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6·27 대출 규제 이후 대출 한도가 조정되면서 지난해 집행액은 전년보다 10조 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정책대출 축소와 주거비 상승이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계층일수록 타격이 크다고 지적한다. 정책금융이 가계대출 관리의 조정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무주택 서민과 청년층을 보호해야 할 본래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디딤돌·버팀목은 서민 실수요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이라며 "이들은 투기 수요가 아닌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등 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