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제설 관리 부실 질타…김윤덕 "사람 목숨 한 명이 중요"
[국토부 산하기관 업무보고] 제설 안 된 서산영덕선 5명 사망
함진규 도공 사장 '운전자 탓' 발언에 강한 경고…감사 착수
- 조용훈 기자, 김동규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김동규 기자 = 고속도로 다중추돌 사고(사망자 5명) 이후 열린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한국도로공사의 제설 관리 책임과 대응 미흡이 도마에 올랐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함진규 도공 사장이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안전 의식을 거론하며 책임을 일부 운전자에게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하자 "사람 목숨 한 명이 중요하다"는 대통령 지침을 상기시키며 강하게 질책했다.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김 장관은 "서산영덕선에서 다섯 분이 숨진 사고 당시 제설 작업이 미흡했다"며 도로공사의 대응을 문제 삼았다. 김 장관은 "당시 보고를 받았을 때 제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 문제는 단순한 현장 실수로 볼 것이 아니라 제도적 관리 부실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우재 국토부 도로국장은 "기온이 영하 1도, 강우가 확인된 상황이라 제설제 예비 살포를 했어야 했지만 시행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그는 "도로 제설 업무 수행 요령상, 기상예보에서 강설·강우가 예보되고 대기온도 4도 이하, 노면 온도 2도 이하로 하강할 때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제설제를 사전에 살포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번 사고 구간에서는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함 사장은 "당시 기상청 강우량 관측 자료가 새벽 시간대 '제로'로 나와, 사고가 나지 않은 구간은 제설제를 뿌렸지만 문제 구간은 비상근무자가 '뽀송뽀송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차량 운전자들이 차량을 소중한 재산으로 보고 갓길에 바짝 세운 뒤 내려서 손상된 부분을 확인하는 등 대피 요령을 지키지 않아 2차 사고 위험이 컸다"며, 사고 대응 책임 일부를 운전자 행동에서 찾는 듯한 인식을 드러냈다.
김 장관은 "운전자들의 잘못도 있지만, 그런 문제를 언급할 때는 정도껏만 말하는 게 좋다. 국민을 혼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안전 문제를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강조하며, 사람 목숨 한 명이 중요하다고 수차례 말씀하셨다"며 "사장님도 '절대로 인명 피해가 나지 않게 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필요하다면 과하게 조치하라. 규정을 명확히 지키고 원칙을 따르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단 한 명도 도로 위에서 희생되지 않도록 전 직원을 철저히 통제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사고 발생 시 책임을 분명하고 단호하게 묻고, 업무를 제대로 수행한 사람에게는 명확히 포상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며 도로공사의 안전 관리 체계 전반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이미 한국도로공사의 제설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를 착수했다. 사고 전후 제설제 예비 살포 조치 여부와 내부 절차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관리 소홀이나 규정 미이행이 확인될 경우 엄중한 조치를 예고했다.
joyongh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