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항공 부품 0.5%도 안 돼…조종사 수급 불균형까지 '이중 경고'
[국토부 산하기관 업무보고] 기내 쓰레기통부터 컵홀더까지 전량 수입
연 1500명 양성에도 40% 미취업…'비행 낭인' 문제 재발 방지 필요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항공 부품 국산화와 조종사 인력 안정 문제가 고조되고 있다. 항공 산업이 다시 고성장 국면에 진입했지만, 국내 항공사 대부분이 외국산 부품에 의존하고 있고, 양성된 조종사 가운데 상당수는 취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유경수 항공안전정책관은 "국내 항공 운송 산업 매출이 연 30조 원 규모인데, 우리 항공사가 외국에서 들여오는 항공 부품만 연 1조 5000억 원에 달한다"고 했다. 반면 국산 부품 구매액은 8억 원 수준으로 0.5%도 안 되는 만큼, 기내 쓰레기통과 컵홀더 같은 소모품까지 전량 외국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 정책관은 "국산 부품은 10만 원이면 되지만, 외국 부품을 사용하면 10배 가격을 지불하는 구조"라며 "무역수지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항공기에 필요한 소모 부품 생태계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중장기 국산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R&D 지원 방향과 중소기업-항공사 매칭 프로그램을 구체화해, 국내 제작사가 투자 후 판로를 찾지 못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호원 항공안전기술원 원장은 "그동안 이 분야 지원이 미약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2018년부터 핵심 부품 국산화를 위한 상용화 지원 사업을 진행해 배터리, 모터 생산라인 등을 군과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완제품이든 부품이든 기술적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과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달라"며 "올해 안에 구체적인 성과와 계획을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유 정책관은 "코로나 위기 동안 조종사 부족 논의가 다소 잦아들었지만, 올해부터 여객 수요가 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며 "국적 항공사 보유 항공기가 441대로 역대 최대이며, 향후 5년간 100대가 추가 도입될 예정이어서 조종사 수급 불균형이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가균 한국항공재단 이사장은 "2009년 이후 연 100명씩 약 1500명의 조종사를 양성했고, 이 가운데 약 60%인 890명이 실제 항공사에 취업했다"고 밝혔다. 유 정책관은 "조종사는 장기간 고비용 교육을 거치기 때문에 취업 실패 시 사회적 비용이 크다"며 "비행 낭인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항공사와 미리 매칭해 양질의 조종사가 안정적으로 취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정책관은 "성장기에 일부 항공사가 자체 조종사 양성 투자 없이 숙련 조종사만 흡수하거나 지원만 받는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며 "정부와 재단이 대출 사업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만큼, 선발·지원 과정이 공정하게 운영되는지 관리하고, 그간 성과를 국토부에 별도로 보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 이사장은 "정부와 협의해 인력 양성과 지원 프로그램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챙기겠다"고 답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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