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강남 경매 강풍…양천·성동·강동 낙찰가율 상위권 싹쓸이

양천구 122%로 전국 낙찰가율 1위…서울 일대로 수요 분산
규제 틈새시장 경매 열풍 계속…아파트 하나에 수십 명 응찰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경매 열기가 강남 3구를 넘어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강남권 집값 급등으로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비(非)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거세지는 모습이다.

12일 경·공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양천구(122%), 성동구(120.5%), 강동구(117.3%) 등 비강남 지역의 낙찰가율이 전국 자치구 가운데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낙찰가율은 부동산 경매나 공매에서 감정가 또는 시작가 대비 실제 낙찰된 가격의 비율을 의미한다. 시장의 매수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100%를 넘으면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음을, 100% 미만이면 낮은 가격에 낙찰됐음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경매 낙찰가는 시세보다 10~20%가량 낮게 형성된다. 감정가 자체가 시장 호가보다 낮게 책정되는 데다, 복잡한 권리 분석과 점유 문제 해결 등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다소 달라졌다. 경매는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받지 않아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가능하고, 자금 출처 증빙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여기에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규제의 틈새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강남 3구는 최근 가격이 급격히 오르며 수요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다. 이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인근 지역으로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일부 경매에서는 수십 명이 몰리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서울 중랑구 '신내대림' 전용 126㎡ 경매에는 45명이 응찰했고, 40명이 입찰한 성동구 '금호두산' 전용 59㎡ 물건은 13억 3750만 원에 낙찰돼 매매 최고가(12억 7000만 원)를 웃돌았다.

지난달 23일 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에서는 양천구 '목동파크자이' 전용 85㎡가 감정가보다 약 3억 원 높은 17억 1489만 원에 낙찰됐다.

서울 외곽도 활기…성남은 낙찰가율 110% 돌파
경찰청 헬기에서 바라본 경기 성남시 정자동 아파트 단지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서울 외곽 지역의 경매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노원구 일부 단지의 매매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매 시장에도 온기가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규제를 피해 내 집 마련에 나선 수요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9일 북부지법에서 열린 경매에서는 노원구 '상계주공 6단지' 전용 41㎡가 감정가의 97% 수준인 4억 7806만 원에 낙찰됐다. 여러 차례 유찰됐던 중계동·상계동 일대 아파트에서도 낙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신규 규제 지역으로 묶인 경기도 아파트 경매 역시 활발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115.8%), 성남시 수정구(110.7%) 등 기존 주거 선호 지역은 강남 3구보다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광명(105.7%), 하남(101.1%) 등 실수요가 꾸준했던 지역도 높은 낙찰가율을 나타냈다. 지난 6일 열린 광명 철산동 ‘두산위브’ 전용 85㎡ 경매에는 26명이 응찰에 나섰다.

서울 핵심 지역의 집값이 크게 오르자 수요가 인근 지역으로 분산되고 있으며, 특히 가격 메리트가 있는 중저가 지역으로 매수세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고강도 규제로 대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실거주 및 투자 수요가 외곽 지역과 정비사업 대상 아파트로 이동하고 있다"며 "규제가 유지되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연장될 경우, 올해 초반까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