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영화관 매물 급증…지방 외곽 경매선 낙찰가 '반토막'

전기차 확산·OTT 성장에 수익성 악화…주유소·극장 폐업 늘어
주유소 평균 낙찰가율 60%…지방에선 감정가 절반도 못미쳐

28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2025.12.2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최근 주유소와 영화관 매물이 부동산 시장에 잇따라 쏟아지고 있다. 전기차 확산과 가격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주유소는 폐업이 늘며 경·공매 물건이 급증하고 있고, 영화관 역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 성장으로 관객 수가 줄면서 매각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9일 경·공매 데이터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경매시장에 나온 전국 주유소는 258곳으로 전년(155곳) 대비 67% 증가했다. 이 가운데 비수도권 주유소가 231곳으로 전체의 약 90%를 차지했다.

포항·창녕 등 지방 외곽 물건, 두 차례 유찰에 감정평가액 '반토막'

지난해 주유소 평균 낙찰률은 24.4%(258건 중 63건)로, 경매에 나온 물건 10건 중 2건 정도만 팔렸다. 이는 전년(28.4%)보다 4.0%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평균 60.5%로 전년(67.3%) 대비 6.8%p 하락했다.

지방 외곽 주유소의 경우 유찰이 반복되며 입찰가가 감정가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포항 경주공항 인근의 한 주유소는 두 차례 유찰을 거쳐 최저입찰가가 3억 7382만 원까지 낮아져, 감정가(10억 8988만 원)의 34%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남 창녕군에 위치한 한 주유소 역시 두 차례 유찰되며 최저입찰가가 10억 원대에서 5억 원대로 낮아졌다. 두 물건 모두 이달 12일 매각기일을 앞두고 있으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주유소는 한 차례 유찰될 때마다 최저입찰가가 감정가 대비 20~30%씩 낮아지는 구조"라며 "특히 지방은 활용도가 낮아 유찰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주유소 매물 급증은 폐업 증가와 맞물려 있다. 주유소 업계는 이른바 '1원 경쟁'으로 불리는 가격 경쟁과 전기차 보급 확대, 경기 둔화가 겹치며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한국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주유소 수는 1만 443곳으로, 전년 동기(1만 644곳)보다 201곳 줄었다.

OTT 성장에 영화관 매물도 '속속'…CGV 송파, 대형 교회에 매각

영화관 역시 업황 부진 여파로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재 시장에는 △CGV 강변(강변테크노마트) △메가박스 포항 △CGV 인천 논현 △롯데시네마 병점·광명·송탄점 등이 매물로 나와 있다. 송파구 복합쇼핑몰 '가든파이브'에 위치한 CGV 송파는 지난해 7월 대형 교회에 매각되기도 했다.

영화관 매물 증가는 OTT 시장 성장과 관객 감소의 영향이 크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적 관객 수는 9241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주유소나 영화관 매물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폐업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모바일 환경과 OTT 확산으로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과거 유망했던 상업시설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주유소와 영화관 매물이 비수도권에 집중되는 점도 특징이다. 청년 인구 감소와 지방 경기 침체, 상권 쇠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지방 주유소는 외곽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대체 활용도가 낮다"며 "인구 감소와 상권 위축이 겹치면서 매각이 쉽지 않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