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임대차시장 '월세화' 가속…7개 구서 월세가 전세 추월

토허제 이후 전세 매물 급감…갭투자·다주택자 공급 축소
"월세가 전세 앞지를 것…전세 공급되기 어려운 상황"

서울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자료사진)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새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7개 구에서는 월세 거래량이 전세 거래를 웃돌며, 전통적으로 전세 중심이던 서울 임대차 구조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가 급격히 사라진다기보다는 공급 축소 속에 임대차 시장의 무게 중심이 점차 월세로 이동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전세 매물이 급감한 영향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세 줄고 월세 늘어…거래 격차 빠르게 축소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9166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세 거래량은 1만 65건으로, 두 거래 유형 간 차이는 899건에 그쳤다. 이는 잠정치 기준으로 올해 들어 전세와 월세 거래량 격차가 가장 작은 수준이다.

직전월과 비교하면 변화는 더욱 분명하다. 전월에는 전세 거래가 1만 1144건, 월세 거래가 8786건으로 두 거래량 간 차이가 2358건에 달했지만, 한 달 만에 격차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전세 거래는 급감한 반면 월세 거래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한 결과다.

지역별로 보면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는 곳도 적지 않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중랑구, 금천구, 은평구, 용산구, 강북구, 동대문구, 중구 등 7개 구에서는 지난달 월세 거래량이 전세 거래량을 웃돌았다.

특히 중랑구는 월세 거래가 432건으로 전세 거래(174건)를 크게 앞질렀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연속 같은 흐름으로, 월세·전세 거래량 격차는 올해 들어 가장 컸다. 금천구 역시 월세 거래가 129건으로 전세 거래(98건)를 넘어섰다.

은평구는 지난해 들어 처음으로 월세 거래량이 전세를 상회했다. 지난달 은평구의 월세 거래는 465건으로, 전세 거래량을 웃돌았다. 이 밖에도 용산구와 강북구, 동대문구, 중구 등에서도 월세 거래가 전세보다 많아지며 임대차 구조 변화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토허구역·입주 공백 겹치며 전세 공급 위축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는 전세 공급 축소가 지목된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갭투자와 다주택자 중심의 전세 공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던 거래가 막히면서 전세 매물 출회가 감소했고, 일부 집주인들이 상대적으로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월세로 임대 방식을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전세보증금 반환 부담과 보증보험 가입 요건 강화, 신규 입주 물량 감소 등이 겹치면서 전세 시장의 회전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세 수요가 사라진다기보다는, 선택 가능한 매물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이후 전세 공급이 줄어든 데다 입주 물량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세가 완전히 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지금보다 구하기 어려운 상품이 되는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 물량이 제한된 상태에서는 월세 중심 임대차 구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