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기금 '곳간' 비상에…도시재생 융자상품 금리 연쇄 인상

자금 부담 커진 사업장…신규·기승인 사업 모두 인상
"시중금리 대비 낮아" 해명에도 기금 여력 악화 영향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 (자료사진) /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한 도시재생 관련 융자상품의 금리가 인상된다. 시중금리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해 온 정책금융 상품이지만, 기금 여유자금이 급감하면서 재무 건전성 확보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이날부터 주택도시기금 도시계정을 활용하는 도시재생 융자상품의 금리를 상향 조정한다.

우선 도시재생 지원융자의 경우 공공부문 기승인 사업은 금리가 기존 2.0%에서 2.1%로 인상된다. 신규 승인 사업은 2.0%에서 2.3%로 오른다.

소규모 도시재생 사업을 지원하는 대표 상품인 수요자 중심형 융자의 경우, 이미 승인된 전 상품의 금리가 기존 2.0%에서 2.1%로 일괄 인상된다.

생활 SOC 조성자금, 창업시설 조성자금, 상가 조성자금 등 신규로 취급되는 소규모 도시재생 관련 융자상품 역시 금리가 일제히 0.2%포인트(p) 오른다. 정책자금 성격에도 불구하고 신규 사업을 중심으로 금리 부담이 확대되는 셈이다.

산업단지 재생지원 융자도 마찬가지다. 복합개발 유형은 기존 승인분에 2.3%, 신규 사업에 2.4%의 금리가 적용된다. 기반시설 유형은 기승인 사업의 금리가 1.7%에서 1.8%로, 신규 사업은 2.0%에서 2.2%로 각각 상향된다.

특히 금리 인상 폭이 가장 큰 분야는 리모델링 사업이다. 기존 사업자는 그동안 1.7%의 낮은 금리를 적용받아 왔지만, 이번 조정으로 2.1%로 인상된다. 신규 리모델링 사업 역시 금리가 2.0%에서 2.2%로 오른다.

HUG는 이번 금리 인상이 시중금리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안정적인 기금 운용과 지속 가능한 정책금융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기금 재무 여건 악화가 이번 금리 인상의 직접적인 배경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주택도시기금의 여유자금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2021년 말 49조 원에 달했던 여유자금은 지난해 10월 기준 12조 2000억 원으로 감소해, 불과 4년 사이 75.1% 줄었다. 정책자금 대출 집행이 이어지면서 기금의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HUG 관계자는 "도시재생 상품 금리가 시중금리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서도, 안정적인 기금 운용을 위해 금리 인상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도시재생 사업의 금융 여건이 경직되면서 사업 추진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도시재생은 저렴한 금리의 사업비 지원을 통해 낙후 지역의 여건을 개선하는 취지인데,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일부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