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곽에서도 신고가 속속…4년 만에 고점 넘긴 단지 등장

실수요 유입·공급 부족 우려에 선호 단지 중심 가격 회복
"대출 규제로 자금 동원 어려워져…부담 적은 외곽으로"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자료사진) /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 시장에서 최근 신고가 거래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동안 집값 약세 지역으로 분류돼 온 노원·도봉·강북구와 관악·금천·구로구 등에서 4년여 만에 최고가를 경신한 사례가 등장하면서,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회복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벽산동 벽산블루밍1차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18일 9억 59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이는 해당 단지가 2021년에 기록했던 종전 최고가 9억 원을 넘어선 금액이다.

그동안 이 단지는 7억~8억 원대에서 거래되며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최근 들어 가격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은평구 불광동 대호프라자 전용 84㎡ 역시 지난달 7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며 3년 전 신고가(6억 9700만 원)를 5300만 원 웃돌았다.

구로구 구로동 성삼하이츠 전용 58㎡C타입도 5억 2000만 원에 계약되며 3년여 전 기록한 최고가(5억 1500만 원)를 소폭 상회했다. 해당 단지는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만 해도 4억 9000만 원대 거래가 이어졌던 곳이다.

이처럼 외곽 지역에서 신고가가 등장하는 배경으로는 실수요 중심의 매수세 유입이 꼽힌다.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에 제약이 생긴 실수요자들이 강남권이나 마·용·성 등 핵심 지역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외곽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향후 서울 주택 공급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도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각종 규제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금이 아니면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일부 수요를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국 IAU대 교수)은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볼 순 없지만, 공급 부족 우려와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지역 내 인기 단지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자금 부담이 적은 외곽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한 듯한데, 개중에서도 선호 단지를 위주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며 "다만 거래량 자체가 많지 않은 만큼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해석하기에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