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경기회복 어렵다…건설업계 '내실 경영'에 방점

원자재·인건비 부담 확대…민간 투자 회복 지연 장기화
재무통 경영진, 수익성 확보 위해 보수적 비용 집행

서울 아파트 단지. 2025.12.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건설업계가 새해 병오년에 내실 경영에 집중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원자재·인건비 급등으로 불황 탈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진한 건설경기의 선행지표 역시 시장 회복 전망을 흐리고 있다. 앞으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선별적 수주 전략과 보수적인 자금 집행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건설경기 선행지표 '건축허가·착공 면적' 감소

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 전망지수는 72.9로 나타났다.

CBSI는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100을 넘으면 그 반대다.

여전히 기준선을 크게 밑도는 수준인 만큼 단기간 내 건설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1500원에 육박한 고환율에 더해 원자재·인건비 급등 부담이 작용하고 있어서다.

건설경기의 선행지표 악화도 뚜렷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건축허가와 착공 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8%, 13.1% 감소했다. 또 다른 선행지표인 건설수주 성장률도 둔화하고 있다. 연도별 건설수주액 증가율은 2024년 5.4%에서 지난해(9월 누적) 2.2%에 그쳤다. 중장기 건설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강력한 안전 강화 조치도 건설업계의 변수다. 안전 규제 강화 이후 공사 기간 연장과 원가 상승은 수익성과 직결된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수주 기피 현상이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에선 당분간 건설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건설 투자에서 약 80%를 차지하는 민간 부문 위축이 지속하고 있어서다. 정부 의지가 반영된 공공 부문만으로는 경기 반등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민간 부문 건설투자가 회복돼야 건설경기의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안전 규제 강화가 건설경기 활성화에 저해되지 않도록 정책적 해법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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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닫는 비용 효율화 집중…매출 부진 만회

올해 건설업계는 불황에 대비하기 위한 내실 경영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재무통 인물을 전면 배치하고 업황 부진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화는 건설 부문 신임 대표에 김우석 ㈜한화 전략 부문 재무실장을 선임했다. 현대차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불리는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유임에 성공했다. 사업 확장보단 재무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그룹 차원 결단이 반영됐다.

실제 재무통 경영진은 성과를 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0조 928억 원으로 전년 동기(11조 9459억 원) 대비 15.5% 줄었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1.6%에서 2.45%로 상승했다. 원가율 개선과 판관비의 효율적인 집행이 주효했다.

신규 수주 전략은 수익성이 최우선 고려 대상이다. 정비사업에선 압구정·여의도·성수 등 분양성을 담보할 수 있는 사업지에 집중한다. 지난달 진행된 성수1지구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 설명회에 현대건설(000720)과 GS건설(006360) 등 주요 대형 건설사가 참석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기준 사업성이 우수해도 착공 이후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등장할 수 있다"며 "단순히 계약 잔고를 유지하기 위한 수주는 지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