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만 뜨겁고 지방은 찬바람…청약 시장 양극화[2025 결산]
③강남·한강벨트 쏠림 심화, 지방은 경쟁률 하락·미분양 증가
대출 규제 여파로 청약 문턱↑…'청약 통장 무용론' 확산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올해 청약 시장은 수도권과 지방에 사이의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울 핵심지역 단지엔 수백만 명의 청약자가 몰린 것과 달리 지방은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고강도 대출 규제 이후 현금 부자 중심으로 재편된 것도 특징이다. 높아지는 청약 문턱에 청약 통장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1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7.20대 1로 집계됐다. 2022년(7.37대 1) 이후 3년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진 수치다. 권역별로 보면 수도권 10.07대 1, 지방 4.53대 1로 2배 이상 차이를 나타냈다.
무엇보다 서울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서울 평균 경쟁률은 146.64대 1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강남 3구와 한강 벨트 주요 단지 청약 경쟁률은 수백 대 1에 달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수십억 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예를 들면 대출 규제 전 진행된 성동구 성수동1가 '오티에르포레' 40가구 모집에 2만 7525명이 신청했다. 1순위 경쟁률은 688.1대 1에 달했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의 1순위 경쟁률은 631.6대 1이었다.
경기도에선 성남과 과천 등 서울 인접 지역 단지에 청약 수요가 몰렸다. 규제 지역 확대 전 분양 승인을 받은 성남 분당구 '더샵 분당티에르원' 1순위 청약 47가구 모집에 4721명이 신청했다.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경기 과천시 '디에이치 아델스타' 1순위 평균 경쟁률 역시 52.3대 1에 달했다.
지방에선 일자리 접근성이 양호하고 주거 선호도 높은 지역을 제외하면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경북 김천혁신도시 동일하이빌 파크레인(0.56대 1), 경기 파주 운정 아이파크 시티(0.58대 1) 등 여러 지방 단지가 미달을 기록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청약시장은 매매 추이를 따라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수요가 몰리는 서울과 수도권은 꾸준히 상승하는 분양가를 충분히 감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청약시장 변수는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였다. 6·27 대출 규제와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잔금대출 한도가 크게 줄었다. 규제 지역의 중도금대출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기존 60%에서 40%로 강화됐다. 1순위 조건 역시 청약통장 가입 기간과 납입액 기준 상향으로 더욱 까다로워졌다.
결국 청약 시장은 현금 부자만 몰리는 '그들만의 잔치'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선 '청약통장 무용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실제 청약통장 가입자는 11월 말 기준 2504만 6263명으로 매달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내년에도 현금 부자가 몰리는 강남권 분양 단지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미분양이 쌓여있는 지방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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