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물량 부족·고강도 규제에 전세난 심화…월세화 가속[2025 결산]

② 서울 전세 물량 1년 새 26% 감소…재계약 비중 급증
월세 매물·거래 비중 확대…세입자 주거비 부담 커져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올해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난 속에 월세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거래 가능한 전세 물량이 1년 새 약 26% 감소한 가운데, 계약 갱신 비중은 크게 늘었다.

반면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은 증가했다. 월세 거래 비중이 확대되면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입주 물량 부족에 더해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 확대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2만 4382개로, 전년 동기(3만 2767개) 대비 8385개 줄었다.

전세 수요 압박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4.7로, 전년 동기(99.0)보다 5.7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99.7에서 102.8로 올랐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 범위로,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신규 전세 매물이 줄어든 영향으로 재계약 비중도 높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13만 772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갱신 계약은 5만 8246건으로 전체의 42.2%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31.6%)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임대차 시장은 전세난과 월세화로 요약할 수 있다"며 "입주 물량 부족 상황에서 수요 압박에 따른 전셋값 상승이 이어졌고, 계약 갱신 사례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서울 임대차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도 감소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3만 7417가구로, 전년(17만 1705가구)보다 3만 4288가구 줄었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에 인근 아파트 월세·전세·매매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12.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월세를 원하는 집주인이 늘면서 실제 계약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현재 서울 아파트 월세 물건은 2만 2112개로, 전년 동기(2만 175개) 대비 9.6% 증가했다. 서울 지역 전월세 거래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1년 새 1%p 이상 높아졌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전세의 월세화를 올해 임대차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볼 수 있다"며 "전세 대출 규제 강화가 오히려 월세 전환을 가속화하며 실수요자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월세 비중 확대에 따라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지난해 11월 119.3에서 지난달 130.2로 상승했다.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전세 물량 부족으로 아파트에 이어 비아파트 시장에서도 월세화가 뚜렷하다"며 "임대차 시장의 가격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