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빠 집 판다' 현실로…강남권 50대 이상 매도 30% 늘었다
올해 1~11월 강남3구 집 매도인의 64.6%가 50대 이상
노후 대비 매도 늘자 3040대 고소득층 매수로 세대교체 진행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올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집을 판 50대 이상 매도인이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주택을 처분해 보유세 부담을 낮추고 노후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내놓은 매물이 30·40대에게 넘어가면서 강남권 주택 시장에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1월 강남3구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등) 매도자 중 50대 이상은 2만 407명으로, 전년 동기(1만 5816명) 대비 29.0% 증가했다. 강남3구 전체 매도인의 64.6%가 50대 이상으로, 서울 전체 평균(60.2%)을 웃도는 수치다. 즉, 강남권에서 팔린 주택 10채 중 6채 이상이 50대 이상 소유자였다.
지역별로는 △송파구 7933건 △강남구 6711건 △서초구 5763건 순이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장기보유 물건이었다. 올해 강남3구에서 20년 이상 보유한 집합건물을 매도한 사람은 2622명으로 전년(1676명)보다 56.5% 증가했다. 특히 강남구에서는 20년 초과 보유 주택 매도가 1년 새 51.3% 늘었다.
이들 매물은 주로 30·40대 고소득층이 매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강남3구에서 3040대 매수자는 총 1만 8001명으로 전체의 62.2%를 차지했다. 강남구(65.2%), 서초구(61.6%), 송파구(60.3%) 모두 3040대 비중이 절반을 훌쩍 넘겼다.
업계는 50대 이상 집주인들이 은퇴를 앞두고 자산 구조를 재편하거나 향후 증여를 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강남권에서는 고가 주택을 가진 부모 세대가 매도하고, 현금 여력이 있는 젊은 세대가 이를 매수하는 세대교체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50대 이상 집주인이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가능성을 고려해 양도 차익 실현을 서두르는 모습"이라며 "은퇴 후 절세와 자금 확보 목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강남권 주택을 정리해 노후 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며 "젊은 현금부자들이 이 매물을 사들이면서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세대교체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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