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 1년 새 1.5배↑…중동 부진 속 유럽 원전 실적 견인

10월까지 428억 달러…산업설비 중심·선별 수주 전략 주효
삼성물산·현대건설 두각…연말 500억 달러 달성 가능성

체코 신규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우리기업의 해외건설 수주 누적액이 1년 새 1.5배 증가했다. 수주 텃밭인 중동 실적은 감소했지만, 체코 원전이 포함된 유럽 실적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 속 건설사가 선별 수주를 진행하며 잔고를 늘리고 있다 분석이다. 올해는 연말까지 두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연초 목표였던 해외건설 수주액 500억 달러 돌파 가능성도 전망된다.

유럽·산업설비 중심 수주 확대…중동 실적 감소 상쇄

1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우리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428억 8579만2000 달러로, 지난해 동기(285억 2585만5000 달러) 대비 1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역별 수주액은 △중동 151억 9245만 5000 달러→110억 9284만 6000 달러 △아시아 50억 8810만 3000 달러→51억 4417만 1000 달러 △태평양·북미 39억 7560만 9000 달러→55억 3017만 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또 △유럽 31억 2974만 1000 달러→198억 1932만 6000 달러 △아프리카 1억 8568만 6000 달러→6억 5458만 8000 달러 △중남미 9억 5426만 1000 달러→6억 4469만 1000 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중동·중남미 수주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187억 달러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로 유럽 실적이 급증하며 전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전체 수주액 중 산업설비 비중이 가장 컸다. 실제 공사종류별 수주액은 △산업설비 340억 7919만9000 달러 △건축 52억 8517만 달러 △토목 13억 1703만7000 달러 △전기 11억 3441만9000 달러 △용역 10억 2222만6000 달러 △통신 4774만1000 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토목·건축 수주 감소, 주택 시장 한계 등으로 건설사들이 해외 산업설비 수주에 적극 나선 결과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건설수주에서 산업설비 비중이 큰 이유는 설계·조달·시공(EPC) 역량, 가격 경쟁력, 국내 시장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렸기 때문"이라며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부진을 해외에서 메우려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현대건설 성과 두드러져…연말 목표 달성 전망

해외건설 수주에서 삼성물산(028260)·현대건설(000720)이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올해 10월까지 삼성물산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62억 9080만 9000 달러로, 호주 나와레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 프로젝트, 아랍에미리트 알다프라 가스화력발전소 프로젝트, 카타르 두칸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 등이 포함된다.

현대건설은 같은 기간 41억763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9월 31억 6000만 달러 규모 이라크 해수처리 플랜트 사업 수주가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해외건설 수주액 연간 500억 달러 돌파 가능성도 보인다. 통상 수주가 연말에 몰린다는 점과 함께 정부가 최근 해외건설 수주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어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연초 세운 목표치(50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해 보이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며 "수주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