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돈 막고 재무 강화 1순위…건설업계 '재무통' 인사 전면 배치

㈜한화 건설부문에 재무 전문가 대표 선임…선제적 위기 대응
불필요한 비용 집행 최소화…중장기 건설경기 침체 대비

김우석 한화 건설부문 신임 대표이사(한화 제공)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건설업계가 재무 전문가 출신에 대표이사(CEO)란 막중한 중책을 맡기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급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재무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사업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성도 커지면서, 재무통 CEO에게 내실 다지기와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요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한화그룹, ㈜한화 건설 부문에 재무통 CEO 선임

5일 한화(000880)그룹에 따르면 ㈜한화 건설 부문 신임 대표에 김우석 ㈜한화 전략부문 재무실장이 선임됐다.

김 신임 대표는 30년 넘게 한화그룹에서 경영·재무 분야를 담당한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우량 수주 확대와 재무 건전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인사다.

㈜한화 건설 부문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9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승모 전 대표가 단기적인 성과를 냈지만 건설업계의 혹한 환경이 인사 배경으로 풀이된다.

건설업계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건비 부담으로 재무 건전성 위협에 직면했다. 해외 사업 리스크도 여전히 존재하며, 정부의 고강도 현장 안전 대책 시행에 따라 추가 비용 집행도 불가피하다. 일부 프로젝트 준공 지연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선제적 재무 점검과 비용 절감이 요구된다.

실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9월 CBSI(건설업경기실사지수)는 73.3으로 집계됐다. CBSI 지수가 100을 밑돌면 기업들이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현대자동차그룹, 건설 계열사 재무 라인 강화

현대자동차(005380)그룹도 건설 계열사인 건설 계열사 재무 라인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해 말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에 주우정 당시 기아자동차 재경본부장을 선임했다. 주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기아자동차 최고 실적 달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 올해 6월 현대건설(000720) CFO에는 이형석 현대캐피탈 전무를 임명했다. 전임자가 3년을 맡은 것을 고려하면, 1년 6개월 만에 단행된 인사다. 이형석 전무는 현대카드 재무실장과 현대캐피탈 CFO를 지낸 전문가다.

SK에코플랜트, 리밸런싱 이후 실무 전문가 교체

SK(034730)그룹은 재무통 대표이사로 리밸런싱(사업구조재편)을 마무리하고 다시 실무형 전문가로 교체했다. SK에코플랜트는 SKS E&S 재무부문장 출신인 김형근 사장 대신 김영식 SK하이닉스(000660) 양산총괄을 선임했다.

전임 김형근 사장은 1년 5개월 동안 SK오션플랜트와 환경 자회사 매각 등 M&A(인수합병)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SK㈜ 반도체 소재 관련 자회사 4곳의 신규 편입 등 리밸런싱도 완성하는 등 재무 출신 대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는 평가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신임 사장은 반도체 사업 기회 발굴과 성과 창출을 통해 회사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IPO(기업공개) 추진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