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월세전환율 7년 만에 최고…이사철 '주거비 폭탄' 현실화

전월세전환율 10개월 연속 상승…월세 전환 가속
대출 규제·전세 감소로 월세 부담 급증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붙어있는 월세 안내문. (자료사진)/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서울 주택시장에서 전세가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전세 대출이 제한되면서 세입자들이 자연스럽게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월세 전환이 늘어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4일 KB부동산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전월세전환율은 4.25%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2월 이후 7년 만의 최고치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이 수치가 오를수록 월세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전월세전환율은 지난해 10월 4.10%에서 출발해 10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이는 전세 대출 규제와 전세 물량 감소가 맞물리면서 전세 시장이 위축된 결과다.

권역별로는 강북 14개 구의 전월세전환율이 4.31%로, 2018년 8월(4.32%) 이후 가장 높았다. 강남 11개 구 역시 4.19%를 기록하며 최근 1년 내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지역을 막론하고 전세의 월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세입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욱 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월세수급지수는 103.2로, 2021년 10월(110.6)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는 의미다.

대출 규제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6·27 대책에서 전세대출 보증비율과 버팀목 전세대출 한도를 축소했다. 여기에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까지 금지되면서 전세 거래 기반이 흔들렸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가을 이사철 수요가 본격화하면 월세 전환 가속화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전세 사기와 대출 규제로 월세 수요가 증가했다"며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월세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