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이자 부담에…서울 집합건물 임의경매 1년 새 31%↑

서울 집합건물 경매 1~7월 1532건
매수시장 관망세에 처분도 어려워 임의경매 더 늘 전망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2025.8.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서울에서 집합건물을 담보로 빌린 돈이나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해 법원 경매로 넘어가는 '임의경매' 물건이 일년 새 30% 이상 늘었다.

금리 부담과 부동산 시장 위축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6·27 대출 규제 이후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선 만큼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7월 임의경매로 인한 매각 목적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서울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등)은 153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1168건) 대비 31.16% 증가한 수치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원금이나 이자를 석달 이상 갚지 못했을 때 채권자가 대출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것이다. 강제경매와 달리 별도의 재판 절차 없이 채권자가 곧바로 법원에 경매를 신청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5년 혼합형(5년 고정 이후 변동 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경매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2020년 연 2%대였던 주담대 금리는 최근 연 4~5%대로 치솟았다.

서울 강북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저금리·집값 급등기 영끌해 집 산 사람들이 금리 상승 등에 늘어난 이자 등의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임의경매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매수시장에서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경매 전 처분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매수심리 위축 등 복합적 요인으로 당분간 임의경매는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상승했다. 그러나 상승 폭은 전주(0.10%)보다 축소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4에서 99.1로 0.3포인트(p) 하락해 매수심리가 한층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금리 이슈 등으로 최근 임의경매가 조금씩 늘고 있다"며 "금리가 내려가면 임의경매 건수는 줄겠지만,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반대로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