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건설사 원가율 91%…"공사해도 남는 게 없다"

원자재·인건비 급등에 수익성 악화…대형 건설사 부담 가중
포스코·현대·GS·롯데 등 상위사 대부분 90%대 원가율 기록

ⓒ News1 DB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평균 원가율이 상반기 90%를 넘어섰다. 건설사들이 100만 원어치 공사를 따매면, 실제로는 자재비와 근로자 인건비 등으로 90만 원 이상을 쓰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건설경기 침체와 원자재·인건비 급등이 겹친 결과다.

22일 국내 9대 건설사가 제출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상반기 기준 평균 매출 원가율은 91.3%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92.5%)보다 1.2포인트(p) 줄었으나, 2010년대 후반 80%대 안팎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삼성물산(028260)의 경우 건설부문 이외 부문과 함께 통계로 잡히기 때문에 제외했다.

개별 기업으로 보면 포스코이앤씨의 원가율이 95.4%로 가장 높았다. 이어 △롯데건설 94.4% △현대건설(000720) 93.5% △현대엔지니어링(064540) 93.0% △GS건설(006360) 90.7% △SK에코플랜트(003340) 90.7% 순이었다.

반면 △대우건설(047040) 88.5% △DL이앤씨(375500) 88.2% △HDC현대산업개발(294870) 87.7%는 80%대를 기록했다.

원가율은 건설사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100%를 기준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매출에 비해 공사비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최근 원가율 상승은 공사비 급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펜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터지며 원자재 비용과 인건비 등 주요 비용이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 공사비 지수는 2020년 6월 99.35에서 올해 6월 131.07로 31.9% 상승했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몇년간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다보니 공사비와 인건비 등이 자연스레 증가한 여파"라며 "상위권 업체도 원가율이 90% 이상인 만큼, 전반적인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익성이 악화되자 대형 건설사들은 공사비 증액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GS건설은 올해 4월 서울 신반포지구 재건축(메이플자이) 조합과 공사비를 788억 원 증액하기로 했다.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잠실 래미안 아이파크)도 올해 1월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588억 원 증액에 합의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