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경기 침체 여파로 1년간 임직원 3000명 감원
신규 착공 현장 대폭 줄어…비정규직 '현장채용직' 감소
신규 채용, 퇴직자 못 미쳐…비용 절감 1순위는 인력 조정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10대 건설사가 최근 1년간 임직원을 3000명 가까이 줄였다. 건설 현장 감소와 경기 불황으로 본사가 직접 고용하는 비정규직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신규 정규직 채용 규모가 퇴직자를 따라가지 못한 점도 임직원 감소에 작용했다.
19일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의 임직원은 5만 386명으로 전년 동기(5만 3225명) 대비 2839명이 줄었다.
건설업은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를 수행하며, 착공 현장에는 본사 정규직과 하청업체 직원, 일부 비정규직이 함께 근무한다. 최근 임직원 감소는 경기 불황과 맞물려 있다. 발주처들이 인건비와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공사를 제때 시작하지 못하면서 현장 근무자가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7월 CBSI는 전월 대비 0.4포인트(p) 하락한 73.1을 기록했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건설사들이 현재 건설 경기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정규직 역시 경기 침체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건설사들은 업황 악화를 우려해 퇴직자 수보다 적은 수준으로 신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DL이앤씨(375500)는 올해 상반기 임직원이 5165명으로 전년 동기 5772명 대비 607명 감소했다. 해당 기간 정규직은 215명, 비정규직은 392명이 줄었다. 포스코이앤씨도 1년 만에 530명 직원이 감소했는데, 비정규직 감소(420명)가 정규직(110명)을 크게 웃돌았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신규 현장에는 현채직(현장채용직원)을 2∼3년 동안 대거 고용해 착공 준비를 한다"며 "초대형 사업장이 동시에 착공하면 단기간에 비정규직 직원이 급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은 실적 악화 분위기 속에서 비용 절감 1순위로 인력 조정을 택하고 있다. 판매 및 관리비에서 인건비를 줄이면 영업이익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실적 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택하는 배경이다.
대우건설(047040)은 상반기 급여 총액을 25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4억 원 절감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000720)도 각각 560억 원, 234억 원의 인건비를 아꼈다.
일단 다수의 건설사는 비용 절감 노력과 주택 사업 반등으로 호실적을 내놨다. 현대건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4307억 원, 대우건설은 6.3% 늘어난 2335억 원. DL이앤씨는 121.7% 증가한 2071억 원을 기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직원을 줄이면 급여뿐 아니라 세금 등 각종 부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희망퇴직에 월급의 수배를 지급하는 조건을 걸기도 하는 이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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