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위축에도 초고가 '신고가 행진'…주택 양극화 더 벌어진다
PH129 190억에 매매, 직전 거래보다 52억 원 상승
"대출 규제와는 무관한 상품…양극화 더욱 심해질 것"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시장 위축에도 서울의 초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고강도 대출 규제를 시행하며 수요 억제에 나섰지만, 오히려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만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펜트하우스 청담(PH129)은 전용면적 273㎡는 이달 190억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거래가(138억 원) 대비 52억 원 오른 금액으로, 200억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의 신현대11차도 16일 전용 196㎡가 100억 원에 매매됐다. 이는 앞서 같은 면적이 90억 2000만 원에 거래된 것보다 약 10억 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압구정의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쪽(고가주택) 시장은 대출 규제와는 거리가 멀다"며 "경기가 안 좋을수록 투자처로 더 많은 관심을 받는다"고 말했다.
전통적 인기 지역인 강남뿐 아니라,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전용 124㎡도 58억 3000만 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만에 50억 원대를 회복했다.
반면 중저가 주택 시장은 주춤하면서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6.4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 아파트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 가격으로 나눈 수치로, 배율이 클수록 집값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6억 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제한 등 고강도 대출 규제도 고가 주택은 최고가 경신 행진을 멈추는 데는 큰 효과가 없을 전망이다. 초고가 주택 매수자는 대출 의존도가 낮고, 다주택 보유에 따른 규제 회피 수요도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출 규제가 오히려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키우고 있다고 진단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초고가 아파트는 희소성이 높고 실거주 수요도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경기나 규제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며 "반면 중저가 아파트들의 수요는 위축되는 만큼 이들 시장간 간극이 더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현금부자들이 원하는 지역과 주택은 정해져 있고 대체품은 많지 않다"며 "이들 상품은 규제에 영향을 받거나 경기를 타지 않는다. 오히려 대출 규제로 인해서 중저가 시장과의 양극화만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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