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1만톤 모듈 설치…울산 샤힌 프로젝트 본격화
‘PAR 모듈’ 17개 제작·운송…3D 스캐닝·초정밀 용접 기술 적용
플랜트 공사 새 트렌드 '모듈 공법'서 기술력 입증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디엘이앤씨(375500)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 사상 최대 규모 투자인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 PAR(Pre-Assembled Pipe Rack) 모듈을 설치했다고 7일 밝혔다.
PAR 모듈은 플랜트 내 원료와 생산품을 이송하는 배관을 지지하는 구조물이다. 이번에 설치한 PAR 모듈은 목포 모듈 제작장에서 조립돼 울산 온산산업단지 내 샤힌 프로젝트 현장으로 옮겨졌다.
DL이앤씨는 지난 2월부터 10회에 걸쳐 순차적으로 모듈을 운송했다. 길이 47m, 너비 22m, 높이 36m에 이르는 대형 모듈을 포함해 총 17개다. 옮긴 모듈의 무게는 모두 1만 톤(t)에 달한다.
정확한 모듈 제작을 위해 '3D 스캐닝' 기술이 도입다. 이는 레이저를 발사해 대상에 반사된 신호를 측정, 구조물을 3차원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DL이앤씨는 이를 통해 목포 제작장 내에 실제 샤힌 현장을 3D로 재현했다.
또 지형지물을 반영한 맞춤형 설계가 이뤄졌고, 제작된 모듈 사이의 간격은 3㎜ 이내로 정밀하게 조정됐다. 기존 방식처럼 배관을 통해 모듈 간 오차를 조정하지 않고, 단일 용접으로 연결하는 ‘SWHU(Single Weld Hook Up)’ 방식이 적용돼 용접량을 약 50% 줄였다.
운송 과정에서도 고도의 기술이 활용됐다. 모듈의 체적과 무게중심에 따라 고박(固定) 위치를 정하고, 특수 제작된 받침목과 고정 끈을 사용해 포장했다. 해상 운송에도 전문 엔지니어링 기술이 적용됐다.
울산신항에 도착한 모듈을 샤힌 프로젝트 현장으로 옮길 때는 '모듈 트랜스포터'(SPMT)를 동원했다. 모듈 트랜스포터는 주로 조선소 등에서 큰 선박이나 대형 구조물을 옮기는 데 사용되는 특수 운송 장비다.
금속판 아래 바퀴 4개가 달려 있는데 여러 개를 이으면 화물 기차처럼 움직인다. 모듈의 길이를 고려해 한 줄에 6대씩 2줄로 길게 연결했다. 이동 작업은 인적이 드문 야간시간에 진행됐다. 진동을 최소화하는 초저속 운송으로 모듈을 2㎞ 움직이는 데 2시간이 걸렸다.
모듈 공법은 플랜트 공사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다. 보통 플랜트 공사는 현지 시공 방식으로 이뤄져 기후·인력 등 현장 여건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반면 모듈 공법은 기계, 배관 등 설비 구성 요소를 사전에 제작해 문제 발생의 여지를 최소화한다.
DL이앤씨는 플랜트 모듈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렌지카운티에 세계 최대 규모 폴리에틸렌 공장을 모듈 공법으로 짓고 있다. DL이앤씨가 공사한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 시설(RUC)은 단일 모듈로는 국내 최대 무게(3400t)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DL이앤씨는 총 3개 패키지로 나누어 발주된 샤힌 프로젝트에서 핵심인 '패키지1'을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수행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석유화학 플랜트 중 샤힌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영역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치밀한 사전 준비와 과거의 모듈 제작·운송 노하우, 전문 인력 덕분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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