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아파트값, 4년 만에 최대폭 상승…거래량 1000건 넘기나

0.23% 급등, 2021년 1월 이후 최대 상승률
대선 정국 '천도론'에 실수요·투자자 대거 유입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세종시 아파트값이 4년 만에 최대폭으로 오르며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조기 대선 정국과 맞물려 정치권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다시 부상하면서 매수세가 급격히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며 거래량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세종 부동산 시장이 다시 '정치 테마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의 4월 3주 차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값은 주간 기준 0.23% 상승하며 2021년 1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 이는 지난주(0.04%) 대비 6배 가까이 확대된 수치로, 전국에서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다.

이번 집값 급등의 배경에는 조기 대선 정국 속에서 정치권이 다시 띄운 '천도론'이 있다.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세종 이전 공약이 잇따르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대거 시장에 유입됐다.

세종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99.3을 기록, 기준선(10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매매수급지수가 100을 넘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로, 매수세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정주여건이 양호한 고운동과 다정동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며, 세종 전체의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세종 아파트 거래량은 1월 299건, 2월 375건을 기록한 이후 조기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치권의 행정수도 이전론에 힘입어 3월 781건으로 급등했다. 4월에도 741건을 기록 중으로, 이달 800건 돌파가 유력하다. 일각에서는 아직 신고되지 않은 거래까지 합치면 1000건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세종 아파트 거래량이 1000건을 넘는다면 2020년 12월(1157건) 이후 처음이다.

다정동 A 공인중개사 대표는 "일부 신고가 거래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최대한 늦게 신고하는 분위기"라며 "신고가가 찍히면 매도자들이 집값을 높여 '매물 작업'을 하기가 어렵고, 가격 조정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세종 부동산 시장이 '정치 테마주'처럼 출렁이는 모습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대형 정치 이벤트 때마다 세종 집값이 급등락을 반복해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정치 이슈에 따른 단기 급등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실제 행정수도 이전 등 후속 조치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조언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