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영끌' 건설사도 못 버텼다…금싸라기 혜화동 땅 경매로

감정가 62.7억원 경매…세 차례 유찰 후 42.1억원에 팔려
인수 후 고금리·분양 저조 못 버티고 사업 포기

경매에 나온 혜화동 땅(지지옥션).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건설사 보유 서울 알짜 땅이 경매에 넘어와 감정가보다 20억 원가량 싸게 팔렸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땅을 매입한 뒤 사업을 추진했으나 부동산 시장 침체에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

28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감정가 62억 7850만 원에 나온 서울 종로구 혜화동 432.4㎡(130.8평) 땅이 지난해 11월 42억 1800만 원에 팔렸다.

이 땅의 소유자는 수인건설로 2023년 12월 경매가 개시됐다. 유동 인구가 많은 대학로 인근에 있는 데다 신축 허가를 받고 주택 사업을 진행 중이었으나 대출 이자 등을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인건설은 이 땅을 2021년 10월 37억 3000만 원에 사들였다. 그런데 이 땅을 담보로 설정된 은행 대출이 63억 6000만 원인 점을 보면 사실상 무자본으로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당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0.5~0.75%의 초저금리였다. 이후 여러 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3%대까지 올랐다.

고금리 기조에 부동산 시장도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서울 알짜 땅임에도 주인 찾기는 쉽지 않았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세 차례 경매 기일에 응찰자가 나오지 않아 최저 입찰가는 절반 수준인 32억 1459만 원까지 떨어졌고, 지난해 11월 열린 4차 기일에 4명이 응찰해 감정가의 67.2% 수준인 42억여 원에 팔렸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연구원은 "130평 넘는 땅을 담보로 63억 여원의 대출을 받았는데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경매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 시장도 좋지 않고, 공사비까지 급등하면서 결국 버티지 못한 셈이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