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업체 줄도산 위기...대형업체엔 오히려 기회
이틀전 만기 도래한 150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위기를 맞았던 극동건설은 결국 전날인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법정관리를 요청하는 긴급 SOS를 날렸다.
이로써 국내 100대 건설사 가운데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업체는 모두 21곳으로 늘어났다.
금융권이 칼자루를 쥔 워크아웃이 11곳, 법원의 생사를 결정하는 법정관리가 극동건설을 포함해 모두 9곳이다.
2008년 법정관리 1곳, 2009년 워크아웃 7곳이었던 점을 고려할때 최근 몇년새 규모가 확 불어난 것이다.
주택시장 장기동면으로 올들어서만 우림건설, 풍림산업, 남광토건, 삼환기업, 벽산건설 등 한가닥하는 중견 업체들이 타의에 의한 구조조정 무대로 쫒겨나고 있다.
워크아웃은 돈을 꾸어준 은행이 채무상환 유예등의 방법으로 업체를 감독하는 반면 법정관리는 부도직전의 기업이 법원에 아예 목숨줄을 갖다 맡기는 것을 뜻한다.
건설업계는 극동건설이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넓은 워크아웃도 아닌 최후의 탈출구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올것이 왔다'며 충격에 흽싸였다.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패닉 상태라고 봐야한다. 중간 허리(중견건설사)가 무너지는데 분위기가 심상찮다"면서도 "(우리에게) 직접적인 타격은 없지만 지켜볼 문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한 업체들의 공통분모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이다.
2000년대 중반 금융권과 손잡고 묻지마식으로 PF 사업을 벌인 것이 부동산버블이 꺼지면서 빚덩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또한 2006년부터 정부발주 물량이 눈에띄게 줄어드는데다 민간주택시장 침체로 미분양 아파트까지 속출하면서 중견 업체들은 급성 소화불량에 걸렸다.
돈이 떼일까봐 겁이난 채권은행들이 앞다퉈 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모기업 금고에 실탄이 준비돼 있지 않은 중견 업체들이 결국 두손을 들게 된 것이다.
이병일 대한건설협회 조사통계팀 부장은 "매년 같은 패턴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결국 금융권에 PF자금이 묶이게 되고, 건설업체는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 건설경제연구실 연구원도 "2008년이후 주택건설공사에 뛰어들었던 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법원문을 두드릴 업체들이 줄을 서 있다는 점이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59.0으로 2010년 8월(50.1)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견건설사만 놓고 보면 3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CBSI가 낮다는 것은 지갑을 열어제칠 건설업체들이 적다는 뜻이다.
반면 PF대출 연체율은 2008년 1.07%에서 2009년 1.67%, 2010년 4.25%, 2011년 4.78% 등으로 꾸준히 치솟고 있다.
일종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대우와 현대 삼성등 이른바 빅5 내지 톱10 의 대형 건설업체들은 별 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견 업체들의 동반 침몰이 이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수도 있다.
한 중견 건설업계 관계자는 "결국 대형 건설업체만 살아남는 약육강식 구조로 재편될수 밖에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시공능력 상위100개사 워크아웃, 법정관리 현황(2012년 8월 기준, 제공=대한주택건설협회)© News1 이훈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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