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인프라 초석 다진 현대건설, 네옴시티서 '제2 중동붐' 선도한다

[도전하는 K-건설]⑥사우디 누적 수주액 231억달러…국내업계 1위
아람코 파트너 선정 등 중장기 수주 발판 마련…"확고한 입지 구축"

현대건설이 시공한 사우디의 주베일 산업항 모습.(제공=현대건설)ⓒ 뉴스1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건설이 네옴시티를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제2의 중동 건설 붐'을 일으킨다. 사우디서 풍부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천문학적인 규모인 네옴시티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주베일 산업항에서 네옴시티까지…누적 수주 231억달러 '국내 건설사 1위'

6일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1975년 주베일 해군 해상 기지 확장공사 수주로 사우디 진출을 알렸다. 약 2억달러 규모의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현대건설은 최근 네옴시티 터널 공사까지 173건의 공사를 수행하며 누적 수주액 231억9363만달러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사우디 누적 수주액은 국내 건설사의 사우디 수주액(1644억2702만달러)의 14.1%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다.

중동 그중에서도 사우디에서 강자로 불린 현대건설은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바로 네옴시티 프로젝트 때문이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타부크(Tabuk)주 약 2만6500㎢ 부지에 사우디~이집트~요르단에 걸쳐 미래형 산업·주거·관광특구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사업비만 현재 5000억달러에 달한다.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발주는 2030년까지 4~5차례에 걸쳐 차례대로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이미 수주해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삼성물산과 함께 약 10억달러 규모로 알려진 '더 라인' 지하 터널 공사를 수주했다. 더 라인은 높이 500m 유리벽 건물을 170㎞ 직선으로 늘어세워 짓는 친환경 도시 조성 사업으로 옥사곤, 트로제나 등과 함께 네옴시티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이 수주한 지하 터널 공사는 더 라인의 고속·화물 철도 서비스를 위한 터널을 뚫는 공사로 다른 일반 사막 구간과 달리 산악지역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이 요구된다. 공사 기간은 2025년 12월까지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에서 이미 기술력을 입증했다. 대표적인 게 1976년 수주한 '주베일 산업항 공사'다. 20세기 최대 역사로 불린 이 공사는 수심 10m의 바다를 길이 8㎞ 폭 2㎞로 메워 항구와 기반 시설을 만드는 것으로 계약 금액만 9억달러 이상이다.

이는 당시 대한민국 국가 예산의 30%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주베일 산업항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현대건설은 중동 건설 신화 신호탄을 쏘며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주베일 산업항 공사에 든 모든 자재를 국내에서 제작해 해상으로 운송했다"며 "수심 30m 파도에 흔들리면서 500톤짜리 철구조물을 한계 오차 이내로 설치해 발주처로부터 무한 신뢰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파트너로 선정됐다.(제공=현대건설)ⓒ 뉴스1

◇네옴시티 등 사우디 추가 수주 발판 마련…"중동서 확고한 입지 구축"

현대건설은 최근 또 사우디 수주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달 사우디 국영 정유석유화학 기업 아람코가 최대 주주로 있는 에쓰오일이 발주한 '샤힌 프로젝트'를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과 컨소시엄을 꾸려 수주했다. 7조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 일대에 석유화학제품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것으로 국내 석유화학산업 사상 최대 규모다.

현대건설은 지난 7월 아람코가 추진하는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파트너(건설 EPC 부문) 기업으로 선정됐다. 파트너 기업으로 선정되면 향후 아람코가 발주 예정인 신규 프로젝트의 수의 계약과 입찰 인센티브 등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 밖에 대형 원전을 비롯해 SMR(소형모듈원전), 원전해체 등 원전 사업 전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으며, 수소 에너지 플랜트 시장에도 진출했다. 스마트시티 신사업 등 미래 첨단도시 인프라 구축도 선도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수주로 향후 사우디에서 중장기적으로 발주가 예상되는 대형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에서도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동 지역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