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보다 10배 나쁜 우리집 공기…원인은 옆집 보일러?[부동산백서]

보일러 배기구, 공기 흡입구 및 에어컨 실외기 등 교차 오염 가능성
6월부터 개정안 시행 예정…하루 3번 10분씩 환기 효과적

주택의 보일러 배기통과 에어컨 실외기가 인접해있다. ⓒ 뉴스1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겨울이면 아파트 단지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을 보신 적 있나요. 가구마다 세로로 생긴 굴뚝, 바로 보일러 배기통입니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것을 보면 해당 가구가 보일러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최근 공동주택의 보일러 배기통에서 나온 연기가 보일러 흡입구 그리고 아파트 실외기를 통해 유입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미세먼지만으로도 골치 아픈데 오염공기까지 있다니 참 답답합니다. 그래서 이번 부동산백서는 보일러 설비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보일러 배기통과 환기설비 거리 확보 의무화…방향도 서로 달라야

우선 어떻게 보일러에서 나온 오염된 공기가 실내에 들어올 가능성이 알려진 것인지 배경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의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습니다. 의견을 받고 문제가 없으면 6월부터 법을 시행하겠다는 것인데요.

내용을 보면 보일러 배기가스가 실내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보일러 설비 설치기준을 강화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격 거리입니다. 이격 거리는 쉽게 말해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두 개의 구조물 사이에 띄어 놓는 거리를 말합니다. 보일러를 예로 들면 공기가 들어오는 흡기구와 나가는 배기통을 띄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기존에 없던 조항을 신설하고 기준도 강화했습니다. 우선 보일러 배기통과 환기설비 흡기구의 거리를 120㎝ 이상 확보해야 합니다. 또 외부 공기 흡입구와 배기구의 거리는 60㎝, 방향은 90도로 이상되는 위치에 설치해야 합니다. 배기통은 50㎝가 넘어야 하고요.

기존에는 배기구와 공기흡입구의 거리를 띄우거나 방향을 틀어야했다면 이제는 두 가지 모두 해야하는 셈이지요. 또 에어컨 실외기 같은 다른 환기설비와도 거리를 둬야 하고요.

그 이유가 바로 앞서 말한 오염물질의 교차오염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일산화탄소 등의 오염물질이 배기통으로 나갔다가 우리집 공기 흡입구로 들어오거나 옆집 공기 흡입구, 에어컨 실외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건데요.

그래서 법을 개정해서 안전거리를 의무화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취지입니다.

◇보일러 교체 주기 '10년' 잘 살펴야…미세먼지 심하지 않다면 적절한 환기도 필요

위에서 설명한 법안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왜 개정하려는지는 이해가 됩니다. 문제는 법 개정 이전의 집은 어떻게 하냐는 건데요.

물론 새로운 법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의 법을 강화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모든 주택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배기구와 실내 공기 유입이 가능한 구멍을 60㎝ 띄어야 하는 기준은 도시가스사업법에서 명시하고 방향 제한은 개정 이전의 법에 포함돼있습니다.

다만 중앙식, 지역식 난방을 사용하거나 개별식이어도 전 가구가 일률적인 규격에 맞춰 설비하는 아파트보다는 오래된 단독 주택은 우려되기 마련입니다.

현재로서는 보일러 교체 시기를 조정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입니다. 현실적으로 법안의 소급 적용은 어렵습니다. 다행히 법 시행이 6월로 예정돼 여름에 보일러를 교체하면 자연스레 개정안이 적용된 보일러 설비를 겨울에 쓰는 것이지요.

설비의 내구연한이 대체로 10년 정도기 때문에 보일러의 교체 시기를 파악하는데 참고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환기도 소홀히 해서는 안됩니다. 국토부의 공동주택 환기설비 매뉴얼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실내공기는 일반적으로 외부환경보다 최대 10배까지 오염될 수 있다고 합니다.

가장 확실하고 간단한 방법은 미세먼지가 매우나쁨 단계일 때를 제외하고 하루에 3번 10분 내외로 환기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공기청정기는 실내 미세먼지 제거 효과는 높지만 이산화탄소 등의 저감에는 효율적이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덧붙였습니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보일러를 교체하는 것이겠지만 기존 설비에 문제는 없는지 인식해야 교체를 할 때도 꼼꼼히 살펴볼 수 있겠지요.

환기를 자주한다면 큰 돈 들이지 않고 오염된 공기를 내보낼 수 있고요. 이번 기회에 보일러 설비에는 문제가 없는지 잘 살펴봐야겠습니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