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가 최소 1조원?…용산 유엔사 부지 매각 '눈치 작전' 치열

LH, 26일 유엔사 부지 입찰…최고가 낙찰
"고도제한 등 단점 있어…자칫 과열경쟁 승자의 저주 우려"

지난달 17일 열린 LH의 유엔사 부지 투자설명회의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감정가 8000억원대의 서울 용산구 유엔사 부지 매각을 두고 인수 기업들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다. 입지가 우수하고 미래가치가 높아 낙찰가가 '최소 1조원'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나 일각에선 고도제한 등 부지 개발의 걸림돌도 있어 마냥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기는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오는 26일 유엔사 부지 입찰을 실시하고 최고가를 써낸 입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한다.

유엔사 부지는 용산구 이태원동 22-34번지 일대(5만1762㎡) 규모로 2008년 한-미 합의에 따라 용산 주한민국의 평택 이전 결정으로 현재 빈터로 남아 있다. 매각 대상은 전체 부지에서 공원, 녹지 등 무상공급 면적을 뺀 4만4935㎡ 규모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엔사 부지는 이태원관광특구와 대사관이 밀집돼 있는 지역으로 남산 2~3호 터널과 반포대교를 통해 서울 도심과 강남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또 남쪽으로 용산공원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풍부한 녹지를 누릴 수 있다. 추후 신분당선 북부연장구간 개통으로 비교적 부족했던 교통인프라도 개선될 예정이다.

주거를 비롯해 문화·상업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입지 여건을 지니고 있어 '알짜 땅'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지난달 17일 열린 유엔사 부지 투자설명회에는 국내 주요 건설사와 시행사, 금융회사 관계자 300여명이 몰렸다.

부동산업계는 유엔사 부지의 입지와 개발에 따른 잠재적 가치를 고려하면 낙찰가가 1조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사의 한 관계자는 "입지적으로 빠질 게 없는 곳"이라며 "용산공원 조성 등 미래 가치도 우수해 1조원 전후로 써 내는 기업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사 부지 위치도.ⓒ News1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기업들 간 과열 경쟁으로 낙찰가가 천정 부지로 치솟아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고도 제한은 유엔사 부지 개발의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이 지역은 남산 조망권 보호 차원에서 건물 높이를 해발 90m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가구당 층고가 3m라고 가정하면 최대 23층 높이의 건물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시장에서 수요가 두터운 중소형 면적의 아파트를 지을 수 없다는 것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전용면적 85㎡ 초과로 780가구까지 지을 수 있다. 이밖에 오피스·판매시설·호텔 등 기타시설을 30% 이상 지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분양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입찰을 저울질하고 있는 국내 건설사의 관계자는 "돈은 돈대로 쓰고 수익은 크게 남지 않을 수 있어 입찰 가격을 두고 고민이 크다"며 "우리 뿐 아니라 여러 곳이 입찰가를 두고 눈치 싸움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엔사 부지가 고급주택 용지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고도제한으로 초고층 아파트를 짓지 못하기 때문에 인근 '한남더힐'과 같은 고급빌라 단지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매각된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 역시 고급빌라 34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용산은 서울에서 새 아파트 비율이 저조하고 강남 등에 비해 저평가된 지역"이라며 "도심에 부족한 고급주택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yagooj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