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이 바꾼 용인 부동산지도…죽전 '지고' 수지 '뜨고'
죽전은 "신분당선 특수? 다른 동네 얘기…대출규제에 시장 한파"
2년간 아파트 가격 5.5~8% 상승 그쳐…수지 대비 절반도 안 돼
죽전>보정>수지에서 수지>죽전>보정으로…"가격 차이 더 벌어질 것"
- 오경묵 기자
(서울=뉴스1) 오경묵 기자 = "신분당선 특수요? 다른 동네 얘기죠. 신분당선 역세권도 아니고 특별한 호재도 없는데요. 오히려 대출규제 때문에 죽을 맛입니다. 시장이 아예 얼어붙었어요."(경기 용인시 죽전동 K공인중개업소 대표)
대형 교통호재가 경기 용인시의 부동산 지도를 바꿔놨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쌌던 죽전지구는 지난해 야트막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기준으로 서측에 위치한 수지지구는 특유의 난개발 이미지 등으로 인해 가격이 비싸지 않았으나 최근 2년 사이 20% 이상 급등했다. 양측의 위상이 역전된 것이다.
결정적인 원인은 오는 30일 개통하는 신분당선 연장선이다. 신분당선 연장선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서 출발해 동천·수지구청·성복·상현 등 수지를 지나 광교신도시로 들어간다.
◇죽전 6% 내외 오르는 동안 수지는 20% 상승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초만 하더라도 죽전 일대의 아파트 매매가가 수지 일대보다 비쌌다.
W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 편의시설이 죽전에 몰려있고 카페거리 등도 있어 수지보다는 죽전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부동산 시세를 살펴보면 지난 2014년 1분기 죽전동 아파트의 3.3㎡당 매매가는 1102만원이었다. 같은시기 보정동은 1062만원, 수지지구 풍덕천동은 1039만원에 불과했다. 108㎡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죽전동이 풍덕천보다 2000만원 이상 비쌌다.
흐름은 같은해 3분기부터 바뀐다. 풍덕천동이 죽전지구 남쪽 보정동의 매매가를 앞지른 것이다. 이 시기 풍덕천동 아파트는 3.3㎡당 1089만원이었고 보정동은 1092만원에 그쳤다. 죽전동은 1122만원으로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수지지구의 강세는 계속됐지만 죽전지구는 제자리걸음을 이어갔다. 신분당선 연장선이 가시화된 지난해 1월 풍덕천동(3.3㎡당 1158만원)이 죽전동(1145만원)을 앞질렀다.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신분당선으로 인한 효과"라고 말했다.
올 1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풍덕천동이 3.3㎡당 1244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이어 죽전동(1191만원)·보정동(1122만원) 순이다. 지난 2년간 수지지구의 가격이 20% 뛰는 동안 죽전지구는 적게는 5.6%에서 8% 가량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지와 죽전의 위상 변화는 대형 교통호재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강남 접근성 역전…"격차 더 벌어질 것"
부동산 업계에서는 수지와 죽전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수도권 남부의 집값은 강남접근성이 좌우한다"며 "기존에는 분당선과 광역버스의 존재로 죽전의 교통이 더 좋았지만 신분당선 연장선이 가시화되면서 위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죽전지구의 대표단지인 죽전 동원로얄듀크 아파트 84㎡ 주택형은 지난해 2분기 4억8000만원에서 5억1000만원 수준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4분기에도 이와 큰 차이가 없는 4억6000만~5억1000만원에 매매됐다. 최근에는 4억9000만~5억2000만원 선에서 매물이 나와있다.
반면 수지지구는 꾸준히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소 대표들의 전언이다. L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신분당선 개통 확정 이후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개통 이후에는 추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망이 개선되면서 '강남발 전세난민'들도 죽전보다는 수지를 택하는 추세라고 한다. J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광역버스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다지만 출퇴근하는 이들 입장에서는 시간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며 "죽전지구의 침체가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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