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제주호텔 착공지연…제주도 "사업취소 가능" 엄중 경고

착공 데드라인 내년 3월말, 사업취소되면 투자진흥지구도 해제

지난 7월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서 개관한 부영호텔/사진=뉴스1DBⓒ News1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제주 중문 2·3·4·5 호텔 사업의 착공이 지연되자 제주도가 사업승인을 취소하겠다며 시행자인 부영주택을 압박하고 나섰다.

제주도로부터 세금감면 등 상당한 지원을 받아온 부영이 정작 지역경제 활성화 노력은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7일 제주도에 따르면 내년 3월말까지 부영 중문 2·3·4·5 호텔 공사가 시작되지 않으면 사업승인을 취소한다는 명령을 부영에 전달했다.

부영은 중문관광단지 주상절리 인근 부지(29만3900㎡)에 총 1380개 객실 규모의 호텔 4개동 건립을 추진 중이다. 올해 10월 30일이 착공 예정일이었지만 아직 제주도 건축·교통통합심의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다.

부영 중문 호텔 사업이 인·허가 단계에서 지연되고 있는 배경에는 자연유산인 주상절리대의 경관사유화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주상절리란 화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지표면에 흘러내려 생긴 기암절벽이다. 제주 주상절리대는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지정됐다.

부영이 건립을 추진 중인 호텔은 제주도 주상절리대가 분포한 서귀포시 중문·대포동 해안과 바로 맞닿아있다. 사업 계획대로 높이 35m, 길이 최장 150m 건물이 5∼10m 간격으로 들어서면 주상절리대 경관은 호텔에 가로막히게 된다.

제주도 건축·교통통합심의회는 주상절리대 경관을 사실상 부영이 독점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 10월 호텔 건립계획에 대해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건축심의위원회는 객실규모 축소가 포함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은 이에 대해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다 최근에서야 재심의를 신청했다.

이날 예정된 재심의에서 계획안이 통과되더라도 일정대로 공사가 시작될지는 미지수다. 자금사정이나 수익성을 이유로 투자가 지연될 수 있는데다 최근 부영에 대한 제주도 지역민들의 여론도 악화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상절리대 경관사유화 논란과 착공 지연 사태까지 겹치면서 지역주민 사이에서는 "제주도 지원으로 세금감면 등 혜택을 받아온 회사가 지역경제 활성화는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부영 중문 2·3·4·5 호텔 부지는 2013년 제주도로부터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받았다. 이들 부지가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된 이후 부영은 법인세 및 취득세, 지방교육세 등 각종 세금감면을 받았다. 부영리조트와 부영랜드, 부영청소년수련원 등을 더해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된 지역만 5곳에 달한다.

공시지가 수준에 부지를 매입한데다 각종 세금감면 혜택까지 받아온 부영이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제주도가 부영 중문 호텔에 대한 사업승인 취소 및 투자진흥지구 해제 카드를 꺼내든 것도 이같은 비판 여론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내년 3월말까지 호텔 착공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승인을 취소하겠다는 시정 명령을 내렸다"며 "호텔 사업 승인이 취소되면 투자진흥지구도 자동적으로 해제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부영 입장에서 조금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인·허가 지연이 전적으로 부영의 책임이라고는 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7월 문을 연 서귀포시 부영호텔 및 리조트의 지역민 고용률은 72%에 육박해 일자리 창출에도 어느 정도 기여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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