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영환 내달 5일 대선 출마 선언 "중도·중부·중기 '3중' 기치로 나가겠다"
"영남후보는 필패", "안철수 언급하는 순간 당 경선 2부리그로 전락"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은 19일 "나라와 당이 위기에 처했다는 생각에서 대선 출마를 결심했고, 내달 5일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에 경제 위기의 폭풍이 몰아치고 있으며 우리도 대기업, 서민 할 것 없이 피폐해지고 있는데 정치권은 이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고 있다"며 "당 내에서도 계파로 나뉘어 미래와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이 때에 누군가는 나서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 배경인 셈이다.
또 "최근 민주당을 보면 선거 승리를 위해서 정체성도 없이 모발심(모바일 민심), SNS, 진보세력 등에게 끌려 다니고 있다"며 "과거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노력했던 민주당의 참 모습을 찾기 위해서라도 나 같은 후보 한사람은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대선 후보로서의 자신의 강점을 중도노선, 중부지역 출신(충북 괴산), 중소기업 살리기 등 이른바 '3중주의'로 꼽았다.
그는 "사회학자들에 따르면 공장노동자 밀집지역은 진보성향을 띄기 쉬운 반면 농촌지역은 중도성향을 갖게 된다"며 "우리나라에서 이런 성향을 띄는 지역은 강원, 충청, 경기남부, 전북 등인데 이들 지역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고전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지역은 선거의 전반적인 흐름이 오른쪽으로 가면 왼쪽으로 향하고 왼쪽으로 가면 오른쪽으로 향해 균형을 잡으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규정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이 지역출신 강창희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정우택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삼는 것으로도 모자라 옥천·영동·보은에서는 옥천 출신 육영수 여사의 이미지를 잘 활용하고 있다"며 "그런데 민주당은 계파싸움 등으로 인해 최문순, 이광재 등 전·현직 강원도지사를 보유하고도 강원 모든 의석을 잃는 등 중도지역을 발로 차고 말았다"고 민주당의 총선패배 원인을 중부 지역 전략 부재로 꼽았다.
김 의원은 "이런 대목들을 강력히 밝힐 사람은 그간 당의 일방적인 진보담론에서 벗어나 중도성향을 보여온 충북 괴산출신의 나 밖에 없다"며 "충청 출신임에도 경기 남부에서 4선에 오른 만큼 균형 있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자신의 강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부자증세를 하자는데 민주당에 어느 대기업이 표를 주겠느냐"며 "우리나라 기업수의 99%, 고용인구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에서 표를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중소기업 업종 진출 이후 골목상권과 자영업이 무너짐에 따라 실업과 복지에 더욱 큰 문제가 발생했다"며 "중국집 주방장의 아들로 태어난 나야말로 민주당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정당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영남출신 인사를 대선후보로 내서는 이길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당내 대선 주자 '빅3'로 불리며 손학규 상임고문과 더불어 3强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영남 출신의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도지사을 견제한 것이다.
그는 "2002년 영남출신 노무현 후보의 대선 승리로 인해 이번에도 승리 전략으로 '영남후보론'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말이 사용되는 것 자체가 당이 위기에 처한 것을 보여 준다"며 "영남후보에게는 3가지 결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영남후보론은 노 전 대통령의 성공과정을 그대로 답습하려는 일종의 경로의존성(Path dependance, 일정한 경로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그 경로가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여전히 그 경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성)의 산물"이라며 "이는 모든 국민도 다 알고 있는 모방에 불과해 감동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영남 후보가 대선에 성공하려면 영·호남을 제외한 충청권 등 중부지역에 대한 전략이 있어야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은 수도이전이라는 폭탄 전략이 있었지만 이번 후보들에게는 그런 전략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노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국민 인지도가 낮은 상태에서 인지도와 지지율을 함께 끌어올리는 이른바 확장성을 극대화했다"며 "그에 비해 문 고문과 김 지사는 인지도가 매우 높음에도 박근혜 새누리당 전 대표와의 지지율차가 20% 이상 나고 있어 확장성의 측면에서 전망이 어둡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1963년 박정희 대통령 당선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대통령이 영남 출신이었다"면서 "미국은 시골출신인 카터와 클린턴에 이어 흑인인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 등 다양성을 보여주는데 우리는 반칙에 가까운 영남 패권만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의원은 정체성의 측면에서 빅3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정치인은 자기의 성이나 아버지를 바꾸면 안 된다"며 "친노(친노무현) 후보인 문 고문과 김 지사는 노무현을 벗어버리기 위해 '비욘드(Beyond) 노무현'과 같은 구호를 사용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하지만 불필요한 행위"라고 말했다.
손학규 고문에 대해서는 "명백하게 아버지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닌데 그렇게 행세한다"며 "성공한 대통령으로서의 김 전 대통령을 존경할 수는 있겠지만 정치적인 아버지는 분명히 아니지 않느냐"며 주장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나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을 팔며 대통령이 돼도 문제지만 숨기거나 멀어질 필요도 없다"며 "내가 그들과 함께 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대로 두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과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열린우리당과의 분당 과정 등에 대해서는 "생애의 큰 과오"라고 답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정치적인 탄핵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뿐이고 누구든 투표함까지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뜻하지 않게 실제 투표까지 가게 됐다"며 "과정이야 어떻든 탄핵을 유도한 것은 잘못한 일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우리당과의 분당에 반대함으로 인해 2번이나 낙선을 하고 6년이나 원외에서 지내는 등 충분히 대가를 치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내 경선 과정에서 그 문제가 불거진다면 솔직히 말함으로써 이를 감당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빅3를 넘게 되면 만날 확률이 높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는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우리당 경선을 치른 후 언급해도 충분할 텐데 빅3는 벌써부터 안 원장을 모셔오자고 한다"며 "심지어 어떤 후보는 공동정부를 하자고 제안했는데 이건 패배주의 수준을 넘어서서 당 전체를 무력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나나 조경태 의원 같은 지지율이 낮은 신인이 경선을 통해 바람을 타기 시작하면 큰 변수가 일어나고 오히려 안 원장이 우리 당을 지지할 수도 있다"며 "자신이 없으니까 안 원장 영입을 벌써 논의하기 시작했는데 안 원장이 없어 2부 리그로 전락한 민주당 경선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불거진 비례대표 부정경선과 종북주의 의혹에 휩싸인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의원에 대해서는 "진보진영은 물론 민주당과 야권의 대선까지 모조리 파탄나지 않도록 자중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나는 올림픽 시상식 등에서 나오는 애국가와 태극기를 보면 눈물이 나오는 사람으로 저들과 분명히 다르지만 우리는 연대한 관계"라며 "국회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자중해 다른 야권 세력에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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