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없다" 선언했지만 공소취소·부동산 '불씨'…李대통령 행보가 진정성 판가름

연임 논란에 종지부…공소취소 조항 삭제하고 진보진영에 호소
공소취소·부동산 논란 지속될 듯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9.18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 개헌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조작기소 특검법 수정을 국회에 요청하며 공소 취소 논란도 일축했다. 취임 1년3개월 만에 지지율 급락에 직면한 가운데 대통령의 메시지가 세간의 의구심을 해소하며 여론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100분간 스탠딩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고, 저 역시 연임을 생각해 본적조차 없음을 여러 차례 걸쳐 밝혔다"며 "그런데도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확고하게 말씀드린다. 저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고 밝혔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및 부마 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대통령 권한 분산, 대통령 연임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개헌은 이 대통령의 공약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개헌을 위해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야권을 중심으로 연임 개헌 논란에 불을 지폈다.

헌법 제128조 2항은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우회할 수 있다는 의구심이 끊이지 않았고, 조정식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가능성에 대해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 문제"라고 언급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같은 논란에 '연임은 없다'는 선언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의 공소 취소 논란에 대해서는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특검의 권한 사항 중 기존 기소 사건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은 삭제하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 달라"라고 요청하며 수습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현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9.18 ⓒ 뉴스1 허경 기자

특검법 제6조 2항은 특검의 직무 범위에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 여부의 결정을 포함했다. 특검법의 수사 사건 12건 중 8건이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쌍방울 대북송금 등 이 대통령 관련 사건으로 해당 조항 삭제로 공소취소 논란을 해소하겠단 취지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공취모) 공동 대표를 맡았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전날(19일) 자진 사퇴하면서 후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누구를 지명할지도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른 공취모 소속 현역 민주당 의원을 새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할 경우 논란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에도 공을 들였다.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사실상 안 하려고 한다, 검찰 편을 들어서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 개혁에 후퇴한다는 이런 의심은 거둬달라"고 하는 한편, "민주주의와 진보, 개혁의 이상을 꿈꾸며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행동한 우리는 모두 친문(친문재인)이고, 친노(친노무현)이며 친김대중이고 이재명의 동지들"이라고 여권의 단합을 당부했다.

진보 진영에서 반대가 심한 호르무즈 해협 군 자산 파병 여부에 대해서는 "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지지율 급락 과정에서 진보층의 이탈이 두드러지자 호소전에 나선 것.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결과에 따르면 진보층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57%로 60%선까지 깨졌다.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37%로 또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9.15 ⓒ 뉴스1 신웅수 기자
조작기소 진상규명, 부동산 직진…향후 행보가 진정성 판가름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을 통해 "지방선거 이후 갑작스러운 국민의 실망과 걱정에 직면해 당황했던 게 사실"이라고 고백하며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했다. '부족'이란 단어를 13차례 언급하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정책 등의 미비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은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반등할지, 더 악화할지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각종 현안에 전향적인 메시지를 내면서 여론 반전을 꾀했다. 다만 이 대통령의 발목을 붙잡았던 공소취소, 부동산 정책은 논란이 지속될 여지가 있다.

이 대통령은 특검법에서 특검의 공소취소 조항을 삭제할 것을 요청했으나 "지난 정부에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무리하게 수사·기소를 해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저만이 아니다"라며 "이런 악의적인 수사, 조작이 의심되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특검을 통해서 진상을 규명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법이 개정되더라도 법원이 공소기각할 수 있도록 형사소송법을 개정했고, 법무부가 대통령 관련 사건 등에 대해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인 만큼 공소기각, 공소취소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야당도 "끝내 재판받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며 공세를 지속할 기세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2026.7.22 ⓒ 뉴스1 김도우 기자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기존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대한민국이 부동산 투기공화국을 벗어나는 게 정부의 가장 중심 과제"라며 "어렵고 다들 하려다가 안 됐지만, 이 정부는 한다"고 했다.

정부의 각종 규제 및 부동산 세제 강화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지만 정면돌파를 택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집값 상승의 원인을 윤석열 정부 당시 줄어든 착공 물량에서 찾기도 했다.

또 "최근에 강남 지역의 하락이 시작돼서 하락이 확산하고 있다. 강남은 내리고 외곽은 살짝 오르는 일종의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진단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부동산업계에선 심각한 전세난 탓에 영끌을 해서라도 집을 사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돼 비강남지역의 집값이 동반 상승하는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가격 변동 추이에 대한 설명"이라고 해명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9.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hanantway@news1.kr